구글의 한국 엔지니어 구애 ‘새옹지마’ 되길

 구글이 국내 TV개발자를 대거 뽑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부터 인력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주 개최된 월드 IT쇼(WIS)에서 인력 채용 부스까지 마련할 정도다. 채용 규모를 상당수라고 밝힌 만큼 최소 수십 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한국 TV엔지니어에 구애하는 이유는 최근 베일을 벗은 구글TV 전략과 밀접한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구글은 비록 TV 전략 발표에서 안드로이드(OS)를 제공하고 사업 모델을 제시한 데 그쳤지만 앞으로 TV의 플랫폼 제안, 더 나아가 구글이 직접 판매하는 스마트폰인 넥서스원처럼 구글 TV 자체 제작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구글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제니스가 LG전자에 매각된 후 TV 엔지니어의 맥은 끊겼다. 구글로선 TV 부문 세계 1, 2위 기업이 포진한 한국 엔지니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당장 국내 TV 기업은 구글TV 전략과 맞서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자 단속까지 신경을 써야 할 지경이다.

 구글이 어느 회사인가.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매일 3000개의 입사지원서와 1300통의 이력서가 쇄도하는 인기 기업이다. 인터넷을 통해 구글 제국을 만들어가는, 어쩌면 애플보다 더욱 무서운 기업이다. 인력은 물과 같아 멈추지 않고 항상 어느 곳으로든 흐르게 마련이다. 국내 기업은 핵심 엔지니어 이탈 방지를 위해 어느 때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밤새면서 개발 일정을 지켜온 연구원 대우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뒤돌아봐야 한다. 구글러로 변신한 엔지니어에게도 배신감을 나타낼 필요는 없다. 잃어버린 말이 오랑캐의 준마 한 필을 끌고 돌아왔다는 ‘새옹지마’의 교훈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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