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모니터 생산업체 대만 TPV가 ‘IPS’ 디스플레이 진영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IPS와 VA 진영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LCD 구동 방식의 하나인 IPS(In-Plane Switching)는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해 왔으며 이에 맞서 삼성, 일본 샤프 등은 VA(Vertical Alignment) 방식으로 맞서 왔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레이 조 TPV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사진은 “TN(Twisted Nematic) 중심의 모니터 라인 업을 IPS 중심으로 크게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장 23인치 한 개 모델에서 18.5· 22인치 제품을 추가하고 연내에 24· 26인치 제품까지 출시해 IPS 기반으로 전체 모니터 라인 업을 바꿔 나갈 계획이다. 대만 TPV는 연간 4500만대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모니터 제조업체로 아시아 시장에서 삼성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20% 이상 성장하며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레이 조 사장은 “사업 부문이 크게 외주 생산과 자체 브랜드 ‘AOC’ 사업으로 나뉘는 데 지난해 AOC 모니터가 1300만 대를 돌파해 3년 전과 비교해 배 이상 성장했다” 며 “IPS 기반으로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초에 중국·홍콩·호주 등에 시범 출시한 IPS 모니터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 일부 지역에서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3년 동안은 ‘캐치 업’ 전략으로 삼성과 점유율 격차를 벌이는 데 주력하며 5년 안에는 삼성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삼성은 22.2%, AOC는 16.6% 점유율을 보였다.
TPV는 이에 앞서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알파스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아델피아와 공동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LG디스플레이와 TV·모니터 생산을 위한 자본금 5000만 달러 규모의 합작 법인 ‘L&T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를 중국 푸젠성 하문시와 푸칭시에 각각 설립했다. 합작사는 IPS 기반 제품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