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23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이자 삶의 종착역을 눈 앞에 둔 60대 여성 미자(윤정희)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주인공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 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수상한 2002년 이래 이번이 5번째다.
교사· 소설가· 영화감독 등 다채로운 이력을 자랑하는 그는 2003년 2월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변신해 잠시 영화계를 떠났다. 감독 시절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했던 그는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해 영화인들과 대립하기도 했다. 1년4개월간 일하던 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제작사 파인하우스를 직접 설립해 ‘오아시스’ 이후 5년만인 2007년 ‘밀양’을 내놓으며 감독으로 돌아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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