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판매패턴 분석해 자동 발주…점장님 `감`보다 한 수 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편의점 업계 신점포관리시스템 구축 배경과 시스템 개선

 지난달 미니스톱이 신점포관리시스템 가동에 들어가면서 편의점 업계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미니스톱을 비롯해 세븐일레븐, 보광훼미리마트, GS25 등 국내 편의점 업계 차세대시스템은 1인 1점포 운영이 가능하도록 웹 기반 환경과 실시간 데이터 전송 및 수발주 업무 관리 프로세스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편의점 수가 확대되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에서 편의점주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편의점 업계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1인 1점포 운영 환경, 신선식품 등 제품의 실시간 수발주 업무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보광훼미리마트와 GS25 등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의 신점포관리시스템은 기존 편의점 업무 형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왕영철 GS리테일 정보서비스부문 상무는 “기존에는 편의점 내 직원실의 서버에서 편의점 현황 데이터를 확인하거나 발주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1명의 직원으로는 계산대를 비우게 된다”며 “단 한 명의 직원이 카운터를 지키면서 발주 업무를 포함한 내부 업무용 데이터 관리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점포관리용 시스템을 웹 기반으로 재구축했다. 편의점에서는 계산대의 POS 시스템으로 판매뿐 아니라 재고 데이터 관리와 수발주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으며 전국의 모든 점포가 본사 시스템에 접속해 매출·재고 데이터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장 안팎 어디에서도 동일한 데이터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 GS리테일 신점포관리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다.

 GS25 편의점의 ‘하이브리드 POS’는 기존 POS 시스템과 웹 환경을 함께 구현한 것으로, POS 시스템 화면에서 ‘웹’ 버튼을 클릭하면 화면이 웹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발주를 진행하고 본사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여러 점포를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들도 본사 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어느 점포에 어떤 제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일일 영업마감 후 데이터를 본사에 보내고, 본사에서 데이터를 가공해 익일 아침 점포로 전송해 점포에서 재고 관리 업무에 활용할 수 있었다. 점주들이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 왔으며 본사의 영업담당자와 점주가 다른 데이터로 업무를 봐야 했다.

 신점포관리시스템으로 점포 내 서버가 필요 없어져 서버 구입비 및 IT 운영비도 감소했다. 왕영철 상무는 “점포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구입 및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돼 전체적으로 IT 운영 비용이 20% 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광훼미리마트와 GS25는 지난해 4월, 9월에 신점포관리시스템을 각각 구축 완료했다.

 세븐일레븐은 3년 전 신 점포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사실상 편의점 업계의 신점포관리시스템 프로젝트의 선두 역할을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웹 기반 시스템 도입 후 업무처리 프로세스가 간소화돼 물류 마감과 판매 마감이 7일 가량 단축되고 인력운영 효율성도 높아졌다”며 “점포와 본부에서 시스템의 자료를 증빙 서류로 인정하면서 본부로 보내는 서류가 8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인수한 바이더웨이와의 시스템 표준화 작업을 검토 중이다.

 최근 신점포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미니스톱은 세븐일레븐, 보광훼미리마트, GS25와 달리 본부 시스템만 웹 기반으로 통합했다. 점포 시스템은 기존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되 점포 내 시스템을 유닉스 서버로 교체하고 점포에서 본사로의 데이터 전송 방식을 FTP 서버로 바꿨다. 2년간 100억원대 규모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에서는 점포 뿐 아니라 본사의 회계, 물류, 인사, 영업관리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데이터를 한 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영권 미니스톱 전산팀장은 “초창기 모든 점포의 웹 기반 시스템 통합을 고려했으나 관련 기술이 아직 성숙하지 않고 시스템 다운시에 손실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웹 기반 시스템 통합 작업을 전후로 편의점 업계는 장애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S25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장애 발생시 4000여 점포로 1분 만에 장애 발생 정보를 전송할 수 있도록 장애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나아가 장애 상황을 점주보다 본사 IT 인력들이 먼저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의 경우 재해복구(DR)센터 마련을, 보광훼미리마트는 지역 이중화센터 구축을 차기 프로젝트로 검토하고 있다. 박상신 보광훼미리마트 본부장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POS 시스템은 기존 CS 환경을 유지하고 데이터를 웹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본사 시스템이나 회선에 장애가 발생해도 POS 시스템에 의한 판매 계산은 영향받지 않도록 했다”며 “본사와의 네트워크가 복구되는 순간 데이터 동기화가 이뤄지고 영업이 정상화 된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이 신점포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공통적으로 개선한 부분 중 하나는 발주 자동화다. 1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도록 계산대에서 발주 업무를 처리하는 한편 시스템이 적정 발주량을 권고하도록 해 점주는 일일이 재고량을 파악하고 발주량을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세븐일레븐은 발주 시 6주간 판매 현황을 분석하고 계절, 날씨, 진열대 진열량, 행사 등 판매 예측 요소를 감안해 시스템에서 권고량을 보여주도록 하고 있다.

 GS25와 보광훼미리마트, 미니스톱도 발주량 권고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왕 상무는 “예전에는 점주의 ‘감’으로 발주량을 정했지만 이제는 지난 몇 주간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량의 발주가 자동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이 데이터는 발주자가 수정할 수 있으며 수정을 원치 않을 경우 승인만 하면 자동으로 발주된다”고 설명했다. 발주를 적게 하거나 하지 않을 때에는 기회비용도 분석되며 각 단품 품목별로 폐기 처리 등을 관리할 수 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각 점포의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판매량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개별 발주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점포별 재고와 결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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