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형 IT株 사랑` 식었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5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순매수 상위 종목

 외국인의 순매도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 18일까지 외국인들이 IT대형주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변심으로 대형 IT주의 질주가 끝났다는 우려가 크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만큼 IT주 매도 공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1거래일 동안 무려 4조3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대형IT주 및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간판 IT주인 하이닉스(6803억원), 삼성전자(3707억원), LG디스플레이(2915억원)의 순매도 금액 합계가 무려 1조34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에서 팔아치운 금액이 1조3000억원이고, 지난 4월 전기전자 업종에서 1조원가량 순매수한 것을 감안할 때 대형 IT업종에 대한 변심을 실감케 한다.

 금융주도 맹렬히 순매도했다. 지난 12일 상장한 삼성생명의 순매도 규모가 8000억원, 우리금융과 KB금융을 각 12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반면 KT&G(546억원), 아모레퍼시픽(226억원), SK C&C(146억원) 등 경기 방어주는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유럽 재정 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그동안 많이 오른 IT주를 우선적으로 판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내내 뛰어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밸류에이션이 여타 글로벌 IT기업에 비해 낮기 때문에 언제든 대형 IT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종혁 S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IT주에 대한 순매도는) 그동안 강력하게 순매수한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성격이 강하지, 경기둔화를 우려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특히 18일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사고, 대표 IT종목을 꾸준히 매수했다는 점은 국내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락장에서도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린다는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다. 이 기간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9.56%를 기록한 데 비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은 7.20%나 됐다. 종목을 30개로 넓혀도 순매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59%, 순매수 종목 수익률은 2.53%로 차이가 컸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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