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대화 위해 2시간 고민했죠"

Photo Image

 지난 2008년 11월 코스콤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김광현 사장(57)은 임직원이 보람도, 자긍심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당시 코스콤은 전임 사장의 중도하차와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사태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 그 자체였다. 그뿐만 아니라 코스콤은 관료 문화와 군대 문화를 합쳤다고 할 정도로 경직된 조직문화가 팽배했다.

 김 사장은 정면돌파를 위한 해법으로 ‘소통’을 선택했다. ‘소통’을 통해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나름의 목표를 수립했다. 결국 ‘임직원에게 나를 이해해달라고 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임직원을 이해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08년 취임 직후 475일간 지속된 비정규직 문제를 노사합의를 거쳐 평화적으로 해결, 비정규직 해법 모범사례를 제시한 것도 그의 ‘소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 사장은 “당시에는 2분간 대화하기 위해 2시간을 고민했다”며 “이야기 한 것은 반드시 지켰다”고 소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찬반의견이 15 대 85에서 두 달만에 85 대 15로 변경됐다.

 이처럼 김 사장이 코스콤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소통이다. 일각에서 극성스럽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김광현 사장은 52개 전체 팀별 업무보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임직원을 이해하기 위해 같이 영화를 보고, 술을 잘하지 못하지만 호프데이도 거르지 않는다. 이외에도 직급에 관계없이, 특정 사안에 대해 수시로 학습하는 ‘열린 스터디 런치’에도 참석한다.

 김 사장은 또 모든 임직원에게 사내 동호회 3곳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했다. CEO와 임원, 임원과 임원, CEO에서 임원 그리고 직원 간의 활발한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본인도 산악회와 문화유산답사, 스키 3개 동호회에 가입했다. 또 CEO와 임원 간 볼링 대회를 월례화했다.

 김 사장의 소통 행보가 ‘순풍에 돛 단 듯’ 순항한 것만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한 그의 의도와는 달리 임직원은 예고없이 사무실에 나타나는 CEO에 부담감을 표시하곤 했다.

 김 사장은 본인의 유별난 소통 행보에 임직원이 힘들어 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중단할 생각이 전혀 없다.

 코스콤을 최고의 효율을 창출하는, 최고의 명품회사로 만들기 위해 불가피한 것일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선진화 선언과 노사 공동 경영혁신 결의 등을 통해 소통의 진면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소통이 잘 안됐지만 갈수록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통을 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먼저 이해하고, 헌신하면 반드시 길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본인은 혼을 바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