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고 사태 뛰어넘은 천안·아산 LCD 집적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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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가 역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아산 탕정과 천안 일대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분위기가 지난해 초 키코사태로 움츠리던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향후 최소 2년 간은 걱정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내놨다. 생산인력이 부족하지만 지원자가 없어 애를 먹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을 중심으로 삼성협력기업 200여곳이 포진해 있는 아산탕정과 천안 인근 업체를 1년만에 다시 둘러봤다.

 ◇최소한 향후 2년간은 호황 전망=충남디스플레이산업기업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박창현 DE&T 대표는 “올해와 내년은 투자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 등 대기업이 우리 나라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예정이어서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오는 2011년까지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호황 예상은 관련 기업들의 매출증가나 일하는 분위기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LCD 및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에버테크노(대표 정백운)는 지난해 매출 789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자회사 포함 4000억원)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키코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다시 일어선 태산LCD(대표 최태현)나 최근 수주물량이 늘고 있는 자동화 설비업체 SFA(대표 배효점) 등도 마찬가지다.

 김준회 충남TP 디스플레이센터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키코 사태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했던 기업들이 계속해서 인력을 뽑아들이고 있지만 공급이 엄청나게 부족한 형편”이라며 “장비 및 부품업체인 인지디스플레이, 태산LCD, DE&T, SFA 등이 넘쳐나는 수주로 인해 장비설계 및 생산 인력 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매출 폭발적인 증가세 뚜렷=디스플레이에 관한한 엄청난 물량이 충남지역에 집적화돼 있다. 충남은 시장의 흐름을 단박에 읽을 수 있어 추세의 표본 역할을 한다.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시장 규모 대비 한국의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평균 46.6%이고, 이 가운데 충남이 55.6%(세계대비 25.8%)를 차지했다.

 충남TP 디스플레이센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충남지역 대형 LCD 매출액은 1분기 27억5000만달러에서 4분기 51억4100만달러로 우리 나라 전체 매출 증가율 90.4%보다는 적지만 53.5%나 늘었다. PDP와 중·소형 LCD, OLED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해 1분기 매출은 36억9600만달러에서 64억8500만달러로 57%증가했다.

 특히 OLED부문은 지난해 매출 규모가 6억1400만달러로 LCD 등에 비해 규모가 현격히 적지만 세계 시장에서 충남 점유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99.7%나 될 정도로 독보적이다. 이 분야 매출도 지난해 1분기 1억1400만달러에서 4분기 1억7600만달러로 54.4%나 늘었다.

 ◇시장 점유율 일시 감소 우려=그러나 지난해 분기별 시장 점유 비율은 분기별로 되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 LCD의 우리 나라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분기에 90.4%나 늘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LCD만 따져봐도 1분기 54.7%에서 4분기 51.9%로 감소세가 보인다.

 대만이나 중국 업체의 가동률이 워낙 떨어져 있어 회복국면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점유율이 줄고 있는 것인지 논란의 소지가 점쳐지는 부분이다.

 디스플레이뱅크 박진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2009년 이전 가동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30%대였던 대만과 중국 경쟁업체들이 빼앗겼던 시장을 급속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 해 4분기에는 경쟁국 업체 가동율이 90%에 도달해 올해 1분기 우리 나라 업체 시장 점유율도 1∼2%가량 추가 하락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에는 신규라인 효과 등으로 현상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안·아산=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