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 환테크는?…금투자도 인기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자 하루 25원 이상 치솟았다 하락하는 등 널뛰기를 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 유로존 안정을 위해 최대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기금 설립에 합의하면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고 있지만,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송금, 달러 매입 최대한 늦춰라”=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70.00원(종가기준) 에서 지난 4월 26일에는 1,104.10원까지 하락하며 2008년 9월 10일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남유럽발 악재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이달 7일에는 1,166.00원까지 뛰었다가 10일에는 1,145.00원으로 급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환율이 곡예행진을 하자 유학생 자녀를 둔 기러기 아빠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송금 시기를 차일피일 미뤄왔다가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한국 경제의 탄탄한 경기 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환율 하락(원화 강세) 기조는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하락기에는 달러 매입 또는 송금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 상식이다.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정병민 부지점장은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환율이 일시적으로 출렁거렸으나 원화 강세 기조는 유효하다.”라며 “송금이 불가피하다면 소액만 먼저 보내되, 나머지는 최대한 시기를 늦춰서 송금하라.”라고 조언했다.

◇유로화 추락에 외화예금 급감=널뛰는 것은 유로화도 마찬가지다. 유로화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1.5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번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지난 7일에는 1.26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유로화가 이처럼 맥을 못 추자 국내 유로화 예금 잔액도 급감하고 있다.

11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유로화 예금잔액은 5월7일 현재 9억700만달러(미 달러화 환산액)로 4월 말(9억5천900만 달러)보다 5.4% 감소했다.

미 달러화나 엔화 예금 잔액은 이 기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유로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연초에 1천650원이었으나 지난 10일 현재 1천460원으로 하락했다. 1만 유로를 연초에 유로화 예금에 넣어뒀다면 원화로 환산한 가치는 190만 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원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이는 만큼 유로화를 사 송금 또는 수입 결제하는 경우 여러 번에 걸쳐 송금하면 평균 유로화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유로화를 받는 수출업체의 경우 유로화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으려면 미리 거래 은행을 통해 선물환 계약을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유로화는 당분간 약세를 띨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서정훈 박사는 “EU의 구제안이 합의됐지만 인접 국가들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도 유로존의 경기 회복이 미국 등에 비해 신속히 이뤄질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져 유로화는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전자산 ’금’ 인기 상한가=이번 남유럽 위기 사태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골드뱅킹 상품인 골드리슈의 거래량은 이달 들어 하루평균 84kg, 36억 원으로 전월의 54kg, 21억원에 비해 70% 이상 급증했다. 지난 3월의 18억 원에 비해서는 2배에 이른다. 기업은행의 골드뱅킹 실적도 작년 말 294kg, 120억8천400만 원에서 지난 6일 305kg, 127억9천100 만원으로 늘었다.

글로벌 위기 때 달러 또는 유로화 등 기축 통화는 그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금은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위기 때 가치가 더욱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온스당 1,210.40 달러에 거래를 마쳐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12월 3일의 온스당 1,217.40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도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채권시장에서 지난 3일 3천455억원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4거래일간 1조1천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상장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천37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38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유로화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일시적인 안정 이후 다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