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중국 선전시 중심가인 후텐취 회전 중심에서 개최된 ‘CODE 2010’ 전시회의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부스에는 이른 아침부터 직장인에서 학생까지 많은 인파들로 부쩍였다.
충칭에서 왔다는 후샤오찡은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84인치 초고화질(UD) 3D 패널 앞에서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그는 “3D 제품에 관심이 많아 충칭에서부터 왔다”며 “너무 선명하고 현장감이 느껴져 당장이라도 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역시 3D 패널을 주요 테마로 내세운 삼성전자 부스에서도 선전시 부시장을 비롯 많은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LCD 패널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중국은 내년 LCD TV 예상 판매량이 4400만대로 4300만대에 그칠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CODE(Consumer Optoelectronics&Display Expo) 2010 전시회에 패널기업 가운데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두 회사 만이 참석한 것도 그 이유다.
저가 제품이 주로 팔린다는 것도 이미 옛 얘기다. 중국 2위의 LCD TV 회사인 스카이워스의 선전분공사 리앙쩡 영업경리(영업이사)는 “지난 노동절 판매된 LCD TV의 30%가 LED TV”라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LED TV 판매량이 일반 LCD TV 판매량을 추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전시회에 참가한 TCL·창훙·스카이워스·콘가 등 중국 TV기업들은 모두 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다만 3DTV는 패널 수급이 어려워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중국 패널 시장 점유율은 수량면에서 대만이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고급·대형 제품에서는 우리나라가 대만을 압도한다.
조용덕 삼성전자 LCD 사업부 상무는 “판매수량에 크기를 곱한 면적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제품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해왔다”며 “기술과 대형화에 앞서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워스 리앙쩡은 “저가 제품은 대만 패널을 사용하지만 고급 제품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한다”며 “소비자들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기술인 IPS(In-Plain Switching) 기술 적용 여부를 물어보고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스카이워스·콘가 등 중국 TV 업체들과 공동으로 ‘IPS’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IPS는 ‘인텔인사이드’처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굳혀왔다. 또 지난 2008년 4월 스카이워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광저우 모듈공장 지분을 유치한 데 이어 승인을 요청한 광저우 8세대 생산라인 합작법인 설립키로 계약하는 등 중국 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기 경쟁사에 비해 늦게 중국시장에 진입하였으나 프리미엄 이미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지난해 중국 LCD TV 시장에서 20% 대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LED TV 패널을 경쟁사보다 6개월 앞서 공급하는 등 하이엔드 제품 공급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에 패널 공장 설립 승인을 요청한 상황이다. 특히 양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3D 패널 수요를 확인한 만큼 LED에서 3D 패널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제품 선점을 통해 ‘프리미엄=한국’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다.
선전(중국)=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