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산업의 진가를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이감열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61)이 30일 현직에서 물러난다. 6년만의 일선 퇴장이다.
이 부회장은 소탈하면서도, 저돌적인 열정으로 이름이 높다. 전자업계 현안이든, 정부 정책에서든 난제가 얽힐 때마다 그가 나서면 실마리가 만들어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운명도 그랬다. 진흥회 강남 시절, 임차료조차 빠듯해 직원들이 “이대로 앉아서 무너지나”라는 걱정을 했을 정도다. 당시 그는 “궁할 때 오히려 일을 벌여야 한다”면서 나섰다. 그래서 세운 것이 바로 지금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전자회관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회원사들의 반대는 물론, 진흥회 내부에서도 우려가 심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제일 잘한 일 중에 하나로 꼽을 만하다”고 회고했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지속가능 기반이 만들어진 셈이다.
현 정부 들어 ‘융합’ 코드와 함께 진흥회는 성장의 전기를 맞는다. 이전 전자산업진흥회에서 정보통신 단말과 방송장비, 3차원(3D)산업 등을 아우른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로 거듭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로 성장, 발전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업계 이익단체, 협의단체의 역할을 넘어 정부와 함께 국가 IT·전자산업의 미래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기구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전, 반도체산업대전, 디스플레이전 등 조각 나 진행됐던 전시회를 ‘전자산업대전’으로 묶은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어려운 시기를 넘어 이제 탄탄한 성장기에 들어선 진흥회를 후배들에게 맡기고 그는 떠난다. 그러면서도 모든 공과 기대는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후배들이 30일 조촐하게 마련하려고 했던 퇴임식도 마다하고 떠나려고 한다. “영, 안볼 사람도 아닌데”하면서. 이 부회장은 당분간 진흥회의 상임 고문으로 일할 예정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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