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박스/스타과학자, 국제영향력·독창성에 주목..안정적 제도지원 등 과제

 올해 정부의 국가과학자 선정 결과는 지원 대상자와 지원 규모, 선정 방식 등 모든 면에서 파격적이었다. 선정 과정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두터운 우수 과학자 풀을 확보함으로써 머지않아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스타과학자, 국제영향력·독창성 인정=올해 선정된 국가과학자 5인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다. 남이 시도하지 못했던 독창적 연구성과를 냈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김 빛내리 교수는 10년 전부터 마이크로RNA 연구에 집중, 올초 셀(Cell)지 편집위원으로 임명됐다. 노태원 서울대 교수는 산화물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을 처음 시도함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했다. 남홍길 포항공대 교수도 ‘식물 노화 및 수명 조절 분야의 세계적 창시자’로 불린다.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도 기하학에 독창적 이론체계를 수립한 점을 인정받아 수학계에서는 파격적으로 연간 5억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김광수 포항공대 교수는 나노과학이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연 공로가 인정받았다.

 ◇양적·질적, 파격 시스템 도입=이들 국가과학자는 28일 수상 소감에서 “그동안 예산 부족 등으로 추진 못했던 도전적 과제에 착수할 수 있게 돼 과학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국가과학자가 3년 연구 후 평가를 받아 3년 연장하는 3+3체제였다면 올해부터는 5+5체제를 도입했다. 과학자 1인에게 10년간 최대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연구비가 지원되는 것이다.

 이전까지의 추천 방식이 아니라 6개 분야의 후보군 도출 지침에 따라 최초로 국내 우수 과학자 116명을 추려내고 이들 중 해외 석학 등의 추천을 거쳐 국가과학자를 선정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박성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은 “이번에 116명을 도출하면서 우리나라 과학자층이 엄청 두터워졌고 특히 우수한 젊은 과학자가 많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머지않아 노벨상 수상자들이 속속 도출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 제도 지원 등 과제=스타과학자 육성을 위해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이를 효율적·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항식 교과부 기초연구정책관은 “올해 국가과학자 확대 선정은 우수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매년 이 같은 지원을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노태원 서울대 교수는 “국가과학자로 선정됐지만 처음 몇 년간은 학문의 성격상 성과보다는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외부에서도 시간을 두고 연구 성과를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표/2010년 국가과학자 5인 주요 이력

성명(나이·소속) 최근 주요 연구 성과 특이사항

김빛내리(41·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유전자 조절물질인 마이크로RNA 생성 원리 규명 현재 셀(Cell)지 편집위원

남홍길(53·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죽음의 생체회로 규명 및 수학적 모델링 국내에서 유일하게 NSC지에 교신 저자로 게재

황준묵(47·고등과학원 교수) 독창적 방법을 개발, 기하학의 오래된 난제 해결 국내 수학계를 세계 선진국 수준에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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