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런 자리엔 다시 오고 싶지 않다”

 “이런 자리엔 다시는 참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이른바 정보기술(IT) 서비스 ‘빅3’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직원의 하소연이다. 요즘 부쩍 늘어난 간담회와 행사장에서 ‘빅3 때리기’가 위험 수위를 종종 넘기 때문이다.

 IT 서비스 대기업의 냉소적 태도는 비공개 간담회 이후 정점에 이른다. SW 기업이 IT 서비스 대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문제삼는가 하면 사업 행태와 도덕성마저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때로는 당초 취지와 전혀 관계없는 주제를 거론,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전언이다.

 IT 서비스 대기업을 향한 SW 기업의 불평 불만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SW기업의 지적과 문제 제기가 무조건 틀렸다고 부인할 수는 없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보다 과거에, 건설적인 협력 논의보다는 비난에 더 연연하는 것은 문제다. 대기업을 마치 적으로 몰아부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건 아닌 지 심히 걱정된다.

 지난 연말 대기업 3사는 중소 SW 기업과 협력, 보다 큰 시장을 만들자며 상생을 기치로 SW 기업에 손을 먼저 내밀었다. 하지만 성인 군자가 아닌 이상 만나기만 하면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해대는 상대와 누가 마주하고 싶겠는가.

 SW기업이 당장의 작은 이익에 매몰돼 미래의 보다 큰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도출하기 위한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소통마저 스스로 차단하는 게 아닌 지 답답하다.

 반목과 갈등을 확대·재생산하려는 듯 IT서비스 대기업을 헐뜯고 깎아내리는 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상생’은 말 그대로 함께 사는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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