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21일 최근 일고 있는 ‘정보통신부 부활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코스닥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이 개최한 간담회에서 “아이폰이 나오면서 우리나라 IT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정통부가 해체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정책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시대 변화 △정통부 부활은 규제를 오히려 강화할 것 △유관 부처와 업무 충돌 우려 △IT 컨트롤타워 불필요 네 가지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언급했다.
최 장관은 한때 몸담았던 경제기획원을 예로 들며 “경제기획원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이후 시장의 힘이 커지면서 이를 없애고 시장으로 넘겼다”며 “(정통부를 부활시키자는 것은) 시장 기능을 무시하고 과거 경제기획원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IT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견해에 대해 최 장관은 “정통부가 있던 당시에는 초고속 인프라가 없고 정보화가 안 돼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했다”며 “지금 컨트롤타워를 만든다는 것은 규제 집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정부 주도로 컨트롤타워를 만들면 ‘규제 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한을 높이기 위해 규제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 장관은 “미국에 정통부가 있어 구글과 애플과 같은 기업이 생겨났느냐”고 되물으며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그것이 소프트웨어와 IT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IT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라며 “IT특정부서를 만드는 것은 각 부처와 논란과 분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최 장관은 “공무원이나 제도가 시장의 상상력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하려고 하는 것도 과거 경제기획원처럼 이제 정부가 시장을 끌어갈 수 없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