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의 무한혁신]<4>컴퓨팅 기술의 접목

 요즘 모바일 전화기를 이용한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대부분 초기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증강현실 기술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어떻게 새로운 무한혁신의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증강현실의 핵심은 다른 범주에 속해 있는 컴퓨팅 기술들을 창조적으로 접목하는데 있으며, 이와 같은 창조적 접목이 바로 디지털 무한혁신의 핵심이다.

 컴퓨팅 기술은 크게 세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구현적(representational) 범주이다. 이는 실제 세상에 있는 사물, 사람 또는 프로세스를 컴퓨터상에 데이터와 프로그램으로 재구현하는 것이다. 구글맵은 구현적 컴퓨팅의 좋은 예다. 대부분 기업에서 사용하는 정보시스템은 구현적 컴퓨팅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가상적(virtual) 범주다. 이는 ‘세컨드라이프’ 혹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경과 사물, 사람 그리고 프로세스를 구현해 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경험적(experiential) 범주다. 이것은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하는 물리적 세상에서의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경험에 디지털기술이 직접적인 매개체로 관여되어지는 경우이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위(Wii)’는 바로 경험적 컴퓨팅을 게임에 적용한 예다. 예전에는 손가락으로 조정을 하던 게임을 이제는 나의 온 몸을 이용해서 느끼고 조정하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를 계기로 인기를 얻은 3D 역시 경험적 컴퓨팅의 예다.

 경험적 컴퓨팅의 특징은 컴퓨팅이 더 이상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일부분으로 섞여 들어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세가지 범주의 컴퓨팅이 각기 따로 개발돼 왔다. 앞으로는 증강현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세 가지 범주를 창조적으로 재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증강현실은 구현적 컴퓨팅과 경험적 컴퓨팅을 결합함으로 이루어진 혁신이다. 이를 이용함으로써 도심 한가운데를 걸어다니면서, 구글맵 혹은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구현적 범주에 숨겨져 있지만 지금 내가 있는 경험적 세상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창조적인 접목은 단지 경험적 컴퓨팅과 구현적 컴퓨팅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가상적 컴퓨팅을 구현적 컴퓨팅 혹은 경험적 컴퓨팅과 접목해서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존재하는 백화점에서,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서 보는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애인의 아바타를 위해서 쇼핑을 할 수 있다. 또는 운동용 자전거를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에 접목함으로써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자전거 동호인들과 함께(실제로는 그들의 아바타와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도시로 자전거 여행도 떠나고, 가상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일주 자전거 레이스)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컴퓨팅의 창조적 다범주 접목은 무궁무진한 디지털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영진 템플대 경영대 교수 yxy23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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