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이 IT창업이라고 하면 거부감부터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공계를 졸업한 여성조차도 비IT분야에서 일하거나 아예 취업이나 창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비IT분야 여성들도 얼마든지 IT창업을 쉽게 할 수 있고 취업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3월 말 국내 최초로 그린IT봉사단을 창단해 1년간 이끌어온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 김현주 지회장의 말이다.
그린IT봉사단은 김 지회장을 단장으로, IT여성기업봉사단과 R&D연구지원봉사단, 공동체 참여 자녀교육봉사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서상기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고문으로 참여해 돕고 있다.
지난 1년간 사업비도, 주위의 관심도 적었지만 봉사단에 참여하는 여성IT기업인들의 노력은 여성들도 얼마든지 IT업종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자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린IT봉사단이 지난 1년간 수행하며 거둬들인 가장 큰 성과는 여성IT인력양성사업이다. 녹색기반의 IT분야에 감성이라는 여성의 강점을 접목함으로써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연간 사업비는 6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여성창업교육을 통해 ‘에코테나’와 ‘해피그린아이’라는 여성자활공동체기업을 창업시켰다.
그외 그린IT 창업교실운영, 엘리트 인재선발 교육, 가족캠프, 창업세미나, 창업박람회 및 콘퍼런스 개최, 그린IT 초청특강, 창업공간 제공 및 준비자금 지원 등 추진한 사업도 적지않다.
그린IT봉사단의 또다른 성과는 사교육으로 부터 소외된 생계책임형여성의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 운영 프로그램이다. 봉사단 사무실에서 방과후 교과목 지도를 했으며, 캠프를 통해 자녀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사비를 털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공부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전기세와 임대료 등 각종 비용도 사업비만으로는 모자라 지회장과 회원들이 사비로 해결해왔다.
김현주 지회장은 “그린IT분야 창업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들 자녀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며 “지자체가 이들 계층을 위해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사교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