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업체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진종욱 두산중공업 풍력사업팀장은 우리나라보다 20년가량 앞서 사업을 시작한 해외 풍력발전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이 국내에서 충분히 실적을 쌓아 국제 무대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방면으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 진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덴마크 베스타스, 미국 GE, 인도 수즐론 등 해외 주요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물량 공급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며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면적이 좁고 바람 조건도 좋지 않아 국내 업체들이 실적을 확보할 기회가 적다”고 말했다. 진 팀장은 또 “사업을 먼저 시작한 해외 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게 시장논리”라며 “정부 지원이 부족하면 국내 업체들이 수년간 노력해 만든 개발품의 상용화가 크게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풍력발전설비에 대한 진 팀장의 애정이 남다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시아 최초 3㎿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이 개발되는 과정의 처음과 끝에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인 ‘WinDS 3000™’ 개발에 성공했다. 오는 7월까지 실증시험을 마치고 상용화에 들어가게 된다. 진 팀장은 그간 연구원들의 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작업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한편 마케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직접 연구개발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풍력발전에 있어 수준급 전문지식의 소유자로 인정받는 진 팀장은 사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1995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에 입사한 후로는 원자력 관련 영업 업무를 맡기도 했다. 그가 지금과 같은 전문성을 갖추게 된 것은 2006년 풍력사업팀이 신설될 때 팀장을 맡게 되면서 여러 풍력발전 전문가들과 교류를 넓혀갔기 때문이다. 그는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풍력사업팀을 이끈 지 올해로 5년째인 진 팀장의 새로운 목표는 개발된 WinDS 3000™으로 국내에서 실적을 쌓아 해외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진출이 특히 기대되는 지역은 유럽 북해다.
진 팀장은 “2014∼2015년께 대규모 유럽 북해 해상풍력시장이 열린다”며 “신속하게 국내에서 실적을 쌓아 북해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풍력발전 사업을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의 하나로 성장시키는 것이 진 팀장의 또 다른 꿈이다. 그는 “두산중공업에는 해수담수화설비 등 제품 상용화까지 성공한 7대 일류상품이 있다”며 “우리 풍력발전시스템이 8번째 일류상품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