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서울화력 이전 2년째 제자리 걸음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 이전이 2년째 제자리걸음이다.

 1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서울화력발전소 이전 작업은 지난해 지식경제부와 KEPCO(한국전력)·중부발전 등이 이전 부지로 난지물재생센터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모은 게 전부다. 이전 대상 지역인 고양시와는 협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KEPCO 측은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구두로 설명한 적이 있고, 현재 설득을 위해 매주 중부발전 직원들이 고양시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도 지난해 10월께 김영학 차관이 강현석 고양시장을 만나 서울화력발전소 이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성선 고양시 국제화산업본부장은 “서울화력발전소 이전과 관련해 서울시나 지식경제부·KEPCO 측 인사를 만난 적이 없고 설명회나 협의를 정식으로 요청받은 적도 없다”며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 누구와도 만날 일이 없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이 담당 업무를 맡은 지 2년이 지났지만 단 한 번의 접촉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주무 부서인 고양시 기업지원과 전무구 과장은 “난지물재생센터가 이전 부지로 거론된 것은 언론을 통해 들었다”며 “난지물재생센터는 하수종말처리장이어서 냄새가 심해 그곳에 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사업 특성상 실무 선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해당 본부나 실무 부서에서 이전 문제와 관련해 어떤 의견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업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이와 관련, 서울화력발전소 이전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강용석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서울화력발전소 이전 문제는 고양시와 서울시·지경부에서 풀어야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에서 추진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강용석 의원 측은 고양시에 한나라당 의원 4명이 있으니 지방선거 후 설득 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선 출신으로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선 의원이나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 의원의 편을 들어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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