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무선인터넷 활성화 측면에서 프랑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프랑스 당국과 규제기관은 물론이고 유럽 12개국(전 세계 32개국)에서 유무선통신 사업을 하는 프랑스텔레콤 오렌지(FTO)도 유럽연합(EU)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또, 프랑스 유무선 2위 사업자인 보다폰(비벤디 그룹의 SFR)과 프리(Free) 같은 사업자의 등장도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01년 프랑스의 가입자망공동활용제도(LLU) 도입은 유무선, 방송통신의 경계가 모호한 지금의 통신시장환경에 많은 영항을 주었다. LLU의 도입으로 ‘프리’와 TPS 일체형 댁내종단장치인 ‘프리박스’ 등 혁신적인 상품이 나왔다. 특히, 프리박스는 초고속인터넷 요금의 현격한 인하와 무료 인터넷전화라는 혜택을 소비자에게 가져다 줬다. 이 시점부터 프랑스 통신사업자들은 전통적인 수익모델에서 탈피, 새로운 모델로의 전환을 요구받았다.
FTO는 2005년 프리박스 대항마로 무선랜 라우터를 장착한 ‘라이브박스’를 출시하며 유무선통합(FMC) 전략의 기반을 마련했다. FTO는 이를 통해 자사 가입자에게 모든 액세스포인트(AP) 구간에서 무료로 인터넷전화(VoIP)와 무선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하는 유니크(Unik) 서비스를 내놓아 소비자에게 무선인터넷 이용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줬다.
2005년에는 또, 통신 3사가 각각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모바일포털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동의 모바일포털인 ‘갤러리(Gallery)’를 선보였다. 갤러리의 특징은 CP들이 이통사 영향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다. 현재 400여개의 CP들이 제공하는 1700여개의 모바일 사이트가 링크돼 전체 프랑스 무선인터넷 이용자의 72%가 갤러리의 이용 경험자로, 특히 이들 중 약 30%는 매달 평균 1회 이상 이용하고 있다.
무선인터넷의 활성화는 2007년 11월 FTO가 아이폰과 무선인터넷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FTO는 1년이 조금 넘는 아이폰 독점 판매 기간 동안 약 90만대에 가까운 선점 수와 지금 현재 FTO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말의 약 77%가 아이폰임을 감안할 때 가히 그 영향은 폭발적이었다. 통신 3사가 모두 판매에 나선 이후 현재까지 200만대 이상의 아이폰이 프랑스 시장에 보급됐다.
지난해 3분기 말 프랑스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6000만명으로 이 중 약 30%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아이폰과 무선인터넷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도입 초기인 2008년 초와 비교할 때 무려 5%나 증가한 수다. 현재 프랑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약 46%로 조사되고 있으며, 이들의 절반가량이 매일 1회 이상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하니, 일반 이용자의 14%와 비교할 때 세 배가 넘는 수다. 무선인터넷 요금 저항도 63% 수준으로 2008년과 비교할 때 약 10%나 내려왔다.
이처럼 프랑스로 대표되는 유럽 시장은 △저렴한 무선인터넷 이용요금에 대한 정책당국의 의지 △규제기관의 시의적절한 개입 △통신사업자들의 혁신적이면서도 능동적인 대응 △콘텐츠 제공업체들과의 균형적 수익배분 등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통신시장에 돌파구를 찾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song@jite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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