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공개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 계약률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6일 전자신문이 세계 공개SW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다국적 SW업체 레드햇의 내부 자료를 입수·분석한 결과 한국의 지난해 유지보수 계약률(서브스크립션 가입률)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70%)과 미국(60%)보다 무려 50%포인트(P) 가량 낮은 수치다. SW 불법복제 천국의 오명을 가진 중국도 서브스크립션 가입률이 우리보다 4배 많은 50%에 육박했다.
한국의 낮은 계약률은 공개 SW는 무조건 공짜라는 그릇된 인식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공개 SW는 기본 프로그램을 공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재가공해 사용하려면 의무적으로 유지보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유지보수계약이 체결되면 공개 SW개발업체는 기술과 유지보수를 지원해준다.
황인찬 한국레드햇 전무는 “공개 SW업체들은 유지보수계약제 인지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무료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가공하지 않은 공개 SW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복제·배포·수정할 수 있지만 가공한 제품을 쓰는 경우 상표권 위반으로 법적 분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돈을 지불하는 상용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국내 공개 SW산업 경쟁력도 세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가 지난해 4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70개 국가 중 한국은 인터넷 이용자 수와 PC 보유현황을 기준으로 한 ‘공개 SW 발전 배경 성숙도(Environment)’는 12위로 집계됐다. 그러나 공개SW 사용자와 공급업체를 기준으로 한 ‘공개 SW 활동 상황(Activity Rank)’는 20위에 불과해 일본(14위), 중국(15위)에 비해 뒤처졌다. 산업활성화 정도는 41위로 말레이시아(36위)보다 낮았다.
실제로 국내 공개SW 상용화 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는 유엔진솔루션즈, 토마토시스템즈 등 10개도 되지 않을 정도다.
SW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공개 SW 기술을 발전시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기존 상용 SW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공개 SW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우리나라만 값비싼 외산 상용 SW를 써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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