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성장률 5%"…민간 "4% 머물 것"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4.6%+α’로 예상하면서 5% 경제 성장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뜨겁다.

올해 성장률이 5%를 넘는다면 2006년(5.2%) 및 2007년(5.1%)과 비슷하거나 더 높아진다. 2002년(7.2%)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5% 성장률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책 연구소와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5%를 거뜬히 넘을 것으로 점쳤다.

반면, 민간 연구소들은 이 수치에 다소 ‘거부반응’을 보였다. 조만간 발표할 수정 전망에서도 4%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정부ㆍ한은 5% 성장에 무게=한은 관계자는 6일 “올해 성장률이 4.6%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 것은 1~3월 각종 경제지표를 지켜본 결과 예상보다 우호적이기 때문”이라며 “1분기 성장률의 ‘레벨 업’이 확실시돼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한은 관계자도 “현재로선 연간 5%라는 성장률이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며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2월 기준으로 올해 성장률이 4%~5%일 확률은 47%, 5%를 넘을 확률은 34%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올해 분기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1분기 7% 이하, 2분기 5%, 3분기 3%, 4분기 4% 안팎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돼 있다. 연간으로 추산하면 4.7~4.8%다. 여기에 성장률 상향 조정을 고려하면 대략 5%라는 수치가 얻어진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미 5%를 넘는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KDI는 최근 올해 성장률이 5.5%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4.4%를 전망했던 금융연구원은 이달 중 전망치를 5% 안팎으로 올릴 계획이다.

나라 밖에서도 5% 성장률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해외 10개 IB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해 말 5.0%에서 지난달 말 5.2%로 올랐다. 이는 가장 낮은 전망치와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거한 값이다. 일부 IB는 6%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간 연구소 “아직 4%대”=이와 달리 민간 연구소들은 아직 5%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의 경기 회복세가 불투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조만간 기존의 4.2%보다 0.5%포인트 올려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민간 소비의 회복세가 둔화하고 일 평균 수출액도 아직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연간 5% 성장할 것이라는 신호는 잡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성장률 전망치 4.3%를 수정해야 할 요인이 지금으로서는 없다”며 “한은은 전기대비 성장률을 상반기에 낮다가 하반기에 높아지는 ‘상저하고’로 봤지만, 우리는 반대로 ‘상고하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흐름이 변수”라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상반기에 집중되고 환율이 점차 하락한다는 추세를 반영하면 하반기 상황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도 “내수 회복세에 대한 민ㆍ관의 인식차가 뚜렷한 것 같다”며 “투자와 소비 동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다음 달 말 발표할 수정 전망에서도 4%대 전망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도 “애초 예상했던 4.6% 성장률 전망치가 아직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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