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컴퓨터 운용체계(OS) ‘붉은 별’은 2000년대 초·중반 출시된 펜티엄4 컴퓨터에 맞춘 리눅스 프로그램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프트웨어 대부분은 공개 리눅스를 활용하고 북한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만 자체 개발해 통합하면서 개발비용을 크게 절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신문이 1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공동으로 ‘붉은 별 2.0’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처럼 그래픽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리눅스 프로그램 ‘KDE(K Desktop Environment)’를 주로 사용해 독자적인 개발보다 공개 소프트웨어(SW)를 대부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글지원 프로그램, MS 윈도 지원환경 프로그램 등 일부 응용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통합함으로써 북한만의 독특한 OS가 구성됐다. 아무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리눅스의 장점을 살리고 북한에 꼭 필요한 기능만 추가하는 식으로 개발 비용을 최소화한 셈이다.
데스크톱 환경은 2006년에 나온 KDE3 계열을 사용한 반면에 각 프로그램은 CPU 386칩을 사용해 펜티엄4 수준의 낮은 PC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했다. 북한에서 사용 중인 대부분의 PC가 펜티엄4 수준인 것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원은 낮지만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보안성이 높은 ‘SELinux(Security Enhanced Linux)’를 사용하는가 하면 자체 개발한 바이러스 프로그램 ‘비루스 왁찐(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도 탑재했다. SELinux는 사용자의 실행권을 강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비루스 왁찐은 41만6439개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다.
‘붉은 별’은 오른쪽 하단에 주체99년이라는 문구 이외에 특별한 정치적 내용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김종선 STEPI 남북협력팀장은 “이번에 분석한 프로그램은 최근 러시아 유학생 블로그에 그림이 공개돼 화제가 된 2.0버전으로 예전의 1.1버전보다 프로그램이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보안 업데이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여전히 적은 응용 프로그램 수를 감안할 때 북한 내 활발한 보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실정에 맞게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북한 내 자신들의 정보 보안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붉은 별 2.0’은 지난달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는 러시아 유학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윈도 환경이 지원되는 프로그램의 그림을 공개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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