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행(대량의 대기 매물) 이슈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힌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로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오르기는 커녕 떨어지고 있는 것. 상장한지 얼마 안된 새내기 상장사까지 오버행 이슈에 노출되면서 공모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18일 증시에 입성한 위메이드는 우량 게임주의 등장이란 기대와 함께 높은 공모가(6만2000원)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상장 당일 하한가 가까이 하락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른 후 공모가를 넘긴 거래일이 드물었다. 상장 초기 주가가 간신히 6만원 중반을 찍기기도 했지만 현재는 오버행 이슈에 발목을 잡혀 공모가의 70% 수준인 4만원 중반대까지 밀렸다. 지난 1월 위메이드의 2대 주주인 CBID와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는 보유중인 우선주 가운데 49만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추가 상장하면서 대량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공모주들이 대부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31일 위메이드는 400원(0.87%) 내린 4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7∼2008년 동안 필립스가 LG디스플레이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대량 매각하면서 주가가 출렁인 바 있다. 지난 연말 가파른 상승 랠리를 펼쳤던 다산네트웍스도 전환사채 약 71만주와 전환상환우선주 42만여주가 전환 청구되면서 올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고 있다. 다만 흔치 않은 경우지만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블록딜이 성사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부터 채권단의 지분 처리 문제로 역시 주가 조정을 겪었던 하이닉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번달 초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블록딜이 완료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올해 최대의 공모규모를 기록할 삼성생명도 삼성차 채권단(3500만주)의 대규모 물량 부담 우려로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버행 이슈가 부각된 종목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고 말하는 반면, 주가 추가 하락의 리스크를 감내하기 어렵다면 대기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릴 것을 권했다. 오버행 이슈가 해결된다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해결 전 조정의 폭을 예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오버행 이슈가 부각된 종목 중 하이닉스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단지 가격 조정을 빌미로 투자하기 보단 기업 내용(실적·사업성)을 따져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랍직하다”고 조언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오버행(Overhang)=보통 기관이나 사모투자로 들어온 대주주들이 투자했던 물량을 한꺼번에 터는 것으로 대량의 대기 매물이 걸린 상태를 말한다. 기관이나 대주주가 물량을 쏟아낼 때는 대개 시장가보다 싼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십중팔구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거래가 보다 낮은 가격에서 대거 팔아치운 주식이 다시 시장에 나올 경우 수급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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