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인인증서 의무사용 완화를기회로

　정부와 한나라당이 전자금융 거래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제를 풀기로 31일 전격 결정했다. 그간 전자신문과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전자금융거래 보호기술 활용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전자결제 과정에서 업계가 ‘주홍글씨’라고 부르던 공인인증서 의무화의 폐해는 이번 결정으로 상당부문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30만원 미만의 소액결제에 대해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보안성 심의를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함에 따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의 실효성은 공인인증서 규제완화에 따른 민관협의체의 활동에 따라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5월말까지 보안방법의 안전성 수준에 관한 법적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업계가 그간 요구한 쉽고 편리한 인증기술이 대거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당정은 아직도 업계의 불신이 남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정부가 그간 업계와 산업발전을 억누르는 불필요한 규제를 고집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기회에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제도가 비즈니스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금융당국의 편리함과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당정의 결정은 늦었지만 옳다. 이번 결정이 모바일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은 업계의 요구와 기술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바란다. 특히 SSL·OTP 등 대한 새로운 전자인증기술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한다. 더불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폭넓은 전자금융거래 보호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업체들을 협의체에 포함시켜, 생산적인 결론을 맺기를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