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에서 한동안 인기를 끈 “Did you know?”라는 비디오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끝난다. “예전에 빌딩 하나를 가득 채우던 컴퓨터가 당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간다. 그것을 가지고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이야 말로 21세기 초반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끊임없이 던져야 할 질문이다. 디지털 기술이 보다 빠르고, 작고, 싸게 발달하면서, 이를 기존의 제품에 접목시켜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디지털 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와 같은 디지털 기술혁신은 크게 세 단계로 일어난다.
제1단계는 책, 건물, 가구, 자동차 등과 같은 기존의 물리적 제품에 초박형 마이크로 프로세서, 메모리, 디스플레이, 센서, 그리고 통신모듈 등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서 디지털화된 제품을 만드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디지털화된 제품은 기존의 제품에 비해서 성능과 가격의 우위를 가질 수 있지만, 그 근본적인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서 e북은 종이로 되어있는 책들에 비해서, 가볍고, 생산과 운송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기본적인 기능은 종이로 만들어진 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단 디지털화된 제품은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쏟아낸다. 2단계의 디지털 혁신은 이와 같이 디지털화된 제품에서 파생되는 디지털 정보를 지식화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 나가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의 디지털 혁신은 기존의 물리적 제품 소비상에서는 추적하고 저장할 수 없었던 내용의 데이터를 창조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예를 들어서, 아마존의 킨들은 이미 독자들이 무슨 책을 구매하는 가 뿐만 아니라, 어떤 페이지를 얼마나 오래 들여다 보고 있는지 까지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책의 구매를 중심으로 되어있는 e북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는 페이지 혹은 단락의 읽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제3단계의 디지털 혁신은 이와 같은 개개의 제품에서 일어나는 1단계와 2단계의 디지털 혁신이 여러가지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재결합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기술 혁신이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디지털화된 제품과 디지털 데이터가 애초의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하여 나가는, 파괴적인 ‘무한혁신’의 단계가 바로 3단계의 디지털 혁신이다. 디지털 기술은 더이상 IT업체들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모든 업종의 기업들이 이 세 단계의 디지털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이와 같은 디지털 혁신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앞으로 본 코너를 통하여 이와 같은 디지털 혁신의 의미와 그것이 주는 도전에 관해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유영진 템플대 경영대 교수 yxy23y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