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접근금지`…비밀주의

애플의 태블릿컴퓨터 아이패드(iPad) 출시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애플스토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정작 아이패드를 구경도 하지 못했다.

애플의 철저한 비밀주의 전략 때문이다. 애플은 신제품을 시판하기 불과 몇시간 전까지도 상품을 철저히 베일 속에 감춰두는 독특한 비밀 전략으로 유명하다.

애플은 소비자뿐 아니라 심지어 자사 대리점망인 애플스토어 직원들에게도 신제품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천재들’(Geniuses)로 불리는 A/S 전문 기술자들도 아직 아이패드에 관한 수리 지침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애플스토어 직원은 “아이패드를 전혀 보지 못했다”며 “나뿐 아니라 내가 아는 직원들은 매니저를 포함해 모두 아이패드를 구경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6월 아이폰이 처음 공개된 이후 애플의 신제품 출시는 슈퍼스타의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애플의 신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애플스토어 앞에 장사진을 치고 밤을 새우는가 하면, 언론은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관련기사를 봇물 터지듯 쏟아내며 엄청난 무료광고까지 해주고 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의 비밀주의는 한층 강화돼,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부터 미국 전역의 부품 공급업체와 200개 애플스토어로까지 철저히 ’입단속’을 당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애플 스토어 직원은 “아이폰이 처음 나올 때 시판되기 불과 몇시간 전까지도 아이폰을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했다”며 “우리가 아이폰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잡스의 제품 공개 영상에서 본 내용뿐이었다”고 말했다.

아이폰 이후 애플의 가장 중요한 신제품 출시로 평가되는 아이패드도 마찬가지.

미국 현지에서 다음 달 3일 오전 9시부터 판매되는 아이패드에 대해 애플 본사는 직영점들에도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았다.

아이폰 출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리라고 가정한다면 애플은 직원에게 밤샘 감시를 시키는 한편, ’바람잡이’용 가짜 화물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애플스토어 직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시판되기 전날 매장에는 두 개의 화물박스가 도착했는데, 사무실 CCTV 카메라의 감시 아래 보관된 두 화물 중 하나는 애플스토어 직원들을 안심시키려는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전 직원은 당시 “누군가가 침입해 아이폰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밤새 아이폰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조금 미친 짓 같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근무자들을 뽑을 때 회사 기밀이나 신제품 정보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받는다. 아이팟이나 맥 시리즈를 구입하는 애플스토어 직원에게는 2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이폰은 이런 혜택이 없었다. 아이패드도 아직 직원 할인정책에 대한 지침이 나오지 않았다.

애플스토어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엄격한 비밀주의가 있긴 했지만 애플스토어는 재미있고 좋은 직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철저한 비밀주의 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만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을 안달하게 만들어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 전략”이라고 촌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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