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학점을 따보니 창업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취업 대신 창업을 목표로 삼고 전력투구하고 있어요.”
3월 말인데도 봄기운보다 쌀쌀한 날씨 속 찾은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팔달관 9층. 지난 2월 전국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센터(일명 앱센터) 운동이 시작된 후 1호 센터로 등록한 ‘아주대 앱센터’가 이곳에 있다. 김성수 아주대 앱센터장(컴퓨터공학부 4학년)은 추운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앱센터 소개에 열변을 토했다.
1호 앱센터는 생각보다 초라했다.
멋진 연구실을 기대했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조그만 연구실 한구석에 개발을 위한 맥 노트북을 비롯한 PC 몇 대와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옴니아폰 그리고 개발 서적이 전부였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1인 창조기업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김 센터장은 이곳을 “개발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털어놓고, 막히는 문제에 머리를 맞대는 일종의 아지트”라고 소개했다. 어떤 때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논쟁이 몇시간씩 벌어지곤 한다. 70년전, 차고 한 귀퉁이를 빌려 HP를 창업한 빌 휴랫과 데이브 팩커드가 떠올랐다.
아주대 앱센터는 1호 센터로 등록되면서 이곳 저곳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센터가 설립되자마자 LG전자 임원 4명이 방문해 센터를 둘러보고 높은 관심을 보였을 정도다. 아주대 앱센터는 김 센터장을 중심으로 아주대 아이폰 커뮤니티 소속 학생 20여명이 활동한다. 변광준·오규환 교수가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주대는 이미 학업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연계하는 수업도 펼치고 있다. 앱센터 1호가 아주대에 설치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대는 2007년 5월부터 정보·컴퓨터공학부에서 소셜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목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16주 집중 교육을 받고 소셜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실제 온라인 콘텐츠 장터에 올린다.
실제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앱스토어에 자신들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리고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앱센터 소속 한 학생은 “다운로드 실적은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과 함께 SW 개발시 각 나라의 문화와 사용자환경(UI)를 잘 고려해야 좋아진다”며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제 비즈니스 감각도 길러진다”고 소개했다.
아주대 앱센터는 조만간 결실도 내놓는다. 다음달 센터 설립 후 처음으로 아이폰용 위치기반 소설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 수준은 높지만 완성도 높은 앱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과 음원, 캐릭터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산·학협력 등도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주대는 앱센터를 제2 벤처 창업의 심장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날 ‘한국의 스티브잡스’를 꿈꾸는 청년들은 밤 늦도록 센터 불을 밝히고 컴퓨터와 씨름을 멈추지 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