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ITSM` 교체 프로젝트, KDB로 관계사 서비스 요청 시간 75% 줄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존 ITSM 시스템 문제점과 개선 효과

동부증권,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화재 등 동부그룹의 10개 관계사는 지난 2004년 IT서비스관리(ITSM)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4년 동부화재가 처음 IT인프라스트럭처라이브러리(ITIL)을 도입하면서 ITSM 조직 모델을 개발해 이듬해 동부CNI의 동부화재 서비스관리(SM) 조직에 일부 프로세스를 시범 적용했다. 2005년 그룹 전 관계사를 대상으로 ITIL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이어 ITSM 인프라를 구축했다.

동부CNI는 ITSM 내재화를 위한 표준 프로세스, 시스템 및 관리·진단체계를 마련해 외산 패키지를 기반으로 전 그룹사에 ITSM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비스수준계약(SLA)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프로세스 기반의 IT아웃소싱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이 잇달아 표출되면서 동부그룹은 외산 패키지를 걷어내고 자체 ITSM 솔루션 개발을 시도하게 된다. 결국 자체 개발 솔루션을 통해 ITSM 인프라를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ITSM 문제점 표출로 ‘고심’=동부그룹은 2006년 7월부터 ITSM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운영초기부터 다양한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왔다. 사용자 편의성이 기대에 못 미쳤고, 메뉴 등을 변경하기가 어려운 등 활용도를 높이는 데 근본적인 문제들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이봉 동부CNI대표는 “IT아웃소싱(ITO) 수준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ITSM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지시하게 된다.

결국 동부CNI는 그룹 전 관계사에 구축된 ITSM 인프라를 전면 수정하기로 결정하고, 2008년 ITSM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변경관리 프로세스 등이 무려 32단계에 이르는 등 각종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역할과 책임(R&R) 체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팀간 역할 구분도 모호했다. 그룹 관계사 현업에서는 ‘ITSM을 구축해도 효율적인 IT관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운영팀에서는 ‘운영업무와 관련없는 부가적 업무이 많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한일 동부CNI 상무는 “결재, 납기조정, 고객만족도 등 정보가 연동이 안돼 중복 입력이 발생하고 사용이 불편한 점이 발견됐다”면서 “형식적 메뉴와 입력사항이 많아 실제 해야 할 업무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부CNI는 이같은 프로세스 측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다. 문제는 프로세스를 수정해도 시스템 기능의 제약으로 일부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외산 패키지가 가진 한계라고 내부에서는 평가했다. 다양한 리포트 기능과 조회 및 검색 기능이 부족하고 불편한 메뉴와 입력사항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 전격 재구축 결정을 내리게 된다.

◇4년만에 자체 개발로 재구축 추진=2008년초 ITSM 시스템 재개발을 결정했지만, 추진 방안을 놓고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자체개발과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 다른 외산 패키지를 기반으로 재구축하는 방안 등 크게 3가지 대안을 두고 고민한 끝에 결국 자체 개발로 방향을 정했다. 요구사항을 수용하기에 유연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대외사업시 활용성이 높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이후 2008년 중반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그해 11월말 ITSM 시스템인 ‘마에스트로’(Maestro) 개발을 완료했다. 서비스데스크, 장애, 서비스요청, 변경·배포, 정보관리 등 크게 5개 시스템을 개발하고 통합서비스데스크 ‘동부헬프’와 ‘해피콜’(Happy Call)도 대폭 강화했다. 통합서비스데스크에서 요청 사항을 해결한 후 해피콜을 통해 내역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불만사항 등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9월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동부헬프는 10명의 동부화재 전담인력을 비롯해 일부 다른 관계사 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마에스트로를 도입한 후 통합서비스데스크의 효과가 피부에 와닿는다”면서 “요청사항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평가했다. 기존 ITSM 시스템에서는 관계사의 요청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누가, 언제,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남은 절차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불필요한 시스템 변경관리 입력항목은 제거하는 등 입력항목을 간소화했다. 메일, 만족도 항목과 결재 절차 등을 사용자들이 직접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입력항목이 기존 외산패키지 대비 약 43% 이상이나 줄었다. 딱딱한 IT 용어도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용어로 바꿨다. 또 관계사들의 그룹웨어와 인사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되도록 하고 ITSM 처리결과 및 승인요청을 이메일을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결재관리 기능 등도 한층 강화했다.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장애관리 체계도 재확립했다. 시스템 장애를 줄이기 위해 ITSM과 통합관제시스템(CCC, Command Control Center)을 연계해 CCC에서 인지한 장애는 ITSM 시스템에도 자동 입력하도록 했다. 장애 현황은 기간별·등급별로 다양한 리포트를 통해 제공되도록 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ITSM 시스템 교체 이후 334일 연속 무장애 기록을 달성해 동부CNI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다.

문제내용과 지원사항 및 해결책 등을 손쉽게 검색하고 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지식데이터베이스(KDB)를 구축한 것도 눈에 띄는 효과 중 하나다. KDB를 통해 그룹 관계사들의 요청에 대한 처리시간은 75% 이상 단축된 것으로 동부CNI측은 평가하고 있다. 또 자체평가 결과 동부그룹의 서비스 요청에 대한 평균 납기준수율은 91%, 변경요청에 대한 평균 납기준수율은 82%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관계사들의 요청에 대한 접수 평균시간은 ITSM 시스템 교체 이전에 비해 무려 89%나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동부그룹 10개 관계사는 동부CNI의 ITSM 컨설팅 방법론을 적용해 매년 마에스트로 적응 평가(Maestro Adaptive Assessment)를 실시하고 6시그마 방법론을 통해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연 6회 평가작업을 진행하며 이중 3회는 진단 전문가가 직접 실사 및 인터뷰를 통해 진단을 하고 각 관계사 운영팀에서 자체 진단 후 이를 다시 전사 진단팀에서 검증하고 있다. 동부CNI는 더 나아가 올해 이후 성과지표 관리를 통한 정보시스템 구축의 투자회수율(ROI) 산정, 그리고 ITSM 기반의 IT 성과평가표(BSC)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