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등장한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준 대형차 K7은 당시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녔던 드라마 아이리스의 성공과 함께 출시 초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식 데뷔 전부터 TV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탓에 디자인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해결됐고, 출시 이후 시승회 등을 통해 뛰어난 성능에 대한 정보도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신차 출시와 함께 계속 진행해 오고 있는 경쟁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은 출시 시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화끈한 비교 시승회를 가졌다. 경쟁 상대는 수입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렉서스 ES350이었다. 앞바퀴 굴림 준대형 세단이면서 배기량이 동일한 차량이라는 제원상의 유사점과 수입차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최적의 경쟁모델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번에는 모든 시승 차량에 새 타이어를 장착함으로써 지난번 현대 쏘나타 2.4와 토요타 캠리와의 비교에서 제기됐던 타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공정성을 기하려는 노력도 보여줬다. 비교 시승은 슬라럼과 장애물 회피, 고속 풀 턴, 급가속과 급제동 등 운동 성능을 위주로 진행됐으며, 고속 주회로에서는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전반적으로 K7이 다소 우수한 운동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됐다.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장착된 K7은 ES350만큼 부드럽진 않지만 충분한 부드러움과 함께 뛰어난 안정성을 확보했고, 핸들링에서도 더 기민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애물 회피 테스트에서는 급하게 방향 전환을 연속 시도했음에도 적절한 시기에 개입한 VDC 덕분에 안정적이면서 다이나믹하게 코스를 찾아 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속 주회로에서는 기아차 테스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240㎞/h까지 달리면서 고속 안정성과 중고속에서의 안정적인 급차선 변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실제 도로 시승에서 경험했던 고속에서의 불안함은 이번 주행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K7 350과 ES350의 400m 드레그 레이스가 펼쳐졌다. 드라이버를 교대해 가며 진행했는데, 결과는 K7의 압승. 출발 가속은 비슷했지만 중반 이후 K7이 격차를 벌여 약 10m 가량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제원상 K7과 ES350의 0∼100㎞/h 가속은 7.2초와 7.3초이며, 60∼100㎞/h 가속은 3.8초와 4.1초다.
가격은 K7 4200만원, ES350 6750만 원이며, 편의장비 면에서도 K7이 열선 스티어링 휠, 전후방 카메라, 하이패스, 18인치 휠 등 더 많은 장비를 탑재했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