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입 IFRS, 기업들 손 놓고 있다

국내 기업 4곳 중 1곳은 아직도 내년부터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 준비 작업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IFRS 도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IFRS 도입 준비 등에 대한 설문조사(의무 도입대상 1925개사)에서 응답기업 1190개 가운데 75.1%에 해당하는 894개사만이 IFRS 도입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조사 때의 26.5%보다는 도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 기업이 크게 늘었지만, 24.9%(296개사)는 아직 준비작업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간 내에 도입 준비가 가능하다는 판단과 경영진의 의사 결정 지연, 다른 회사의 도입준비에 대한 눈치 보기 등이 주요 이유다.

특히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해 598개사 중 33.9%가 도입준비에 들어가지 못했다.

IFRS 도입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경우 일반기업은 6.1~18.7개월, 금융회사는 8.0~21.3개월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을 때도 일반기업은 6.0~14.0개월, 금융회사는 7.5~17.0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규모가 작은 자산 1000억원 미만 기업도 IFRS 도입에 최소 평균 6개월이 걸리는 만큼 내년 IFRS 본격 도입을 앞두고 도입준비를 하지 못한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자산 규모별 도입 준비율은 1000억원 미만이 66.1%, 1000억~5000억원 미만 77.0%, 5000억~2조원 미만 90.7%, 2조원 이상 98.4%로 나타났다.

평균 도입 비용(시스템 구축비 51.6%, 컨설팅비 43.1%)은 일반기업 2억8000만원, 금융회사 27억4000만원,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억1000만원,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1억3000만원, 은행 164억5000만원, 증권.선물사 10억6000만원, 보험사 19억원 등으로 각각 추산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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