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좌초 위기에 빠진 형국이다.
16일 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김영익 한컴 대표와 그의 형 김영민 셀런 대표 등은 수십억원의 당좌수표를 횡령하고 한컴의 회삿돈을 계열사로 빼돌려 수백억원을 불법으로 빌려준 혐의로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셀런 측이 지난해 프라임그룹으로부터 한컴을 500억원가량에 인수한 뒤 한컴 자산으로 셀런 측의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곧이어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한컴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주식거래를 중지시켰다.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심사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15일에는 김영민 대표가 “판결과는 무관하게 최근 상황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올해 창립 20돌을 맞이한 한컴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와의 호환성이 뛰어나고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한컴오피스 2010’을 발표해 호평을 받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냈다가 경영진 문제로 암초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대해 김영익 대표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되었음에도 횡령 혐의로 기소한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한컴 측은 “기소와 관련된 내용은 재판 과정을 통해 결과가 밝혀질 것”이라며 “재판결과에 따라 당사에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후 법적 절차를 통해 회수 조치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한컴의 위기를 IT 업계의 시각은 착잡하다. 한컴이 국내 IT 벤처의 상징적인 기업 중 하나인데다, 2000년대 초반 적자에 시달리다가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실적을 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컴은 지난해에만 14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더구나 글로벌 오피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에 맞서 국내 시장의 일정부분을 지켜내고 있는 등 토종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가운데 발생한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컴이 지난해 주인이 바뀐 뒤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는데 다시 혼란에 빠진 느낌이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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