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중 서울반도체의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5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의뢰해 코스닥 상장사 75개의 2010년 예상실적을 토대로 증권사들이 매긴 예상 PER을 조사한 결과, 서울반도체가 27.21로 1위를 차지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예상 PER은 12.34를 기록했다. LED, OLED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종목의 PER이 높은 반면, 휴대폰 부품주들의 예상 PER은 매우 낮았다.
코스닥 PER 1위에 오른 서울반도체는 대표적인 고(高) PER주로 꼽힌다. 증권사마다 예상 실적이 달라 편차가 있지만 지난해 PER는 무려 80에 달한다. 쉽게 말해 한해 동안 1주당 500원을 벌어들였지만 주가는 순이익의 80배인 4만5000원에서 거래됐다는 의미다.
순이익 적자를 기록해 PER를 구할 수 없는 2008년을 제외하고, 서울반도체는 2007년 역시 65 안팎의 높은 PER를 기록했다. 서울반도체가 낸 실적에 비해 투자자들의 기대가 상당히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지목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LED업체 중 유일하게 원천 특허를 확보한 점, 순수히 LED사업만 하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프리미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장비·LED 사업을 하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또 2010년 예상 PER가 21.39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OLED업체인 크로바하이텍(15.21), LED업체인 에이테크솔루션(13.51), 소디프신소재(12.89)도 평균을 웃도는 PER로 눈길을 끌었다.
반면 휴대폰 부품주들은 낮은 예상 PER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75개 상장사 중 모베이스가 가장 낮은 4.37을, KH바텍이 4.63으로 뒤를 이었다. 평화정공(5.17), 인탑스(5.18), 성우하이텍(5.24), 피앤텔(5.26), 텔레칩스(5.57), 아바코(6.18), 서원인텍(6.36) 등 대표 휴대폰 부품주들의 PER가 5∼6배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부품의 경우 세트업체에 종속돼 단가인하 압력이 크고,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점, 경쟁업체들이 많은 것을 저평가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터치스크린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휴대폰 부품주 중 예상 PER가 높았다. 멜파스가 12.75, 디지텍시스템이 9.85, 이엘케이가 8.94를 기록했다. 휴대폰 부품에 대한 기대감은 전반적으로 낮지만 터치스크린 산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주는 종목별로 예상 PER가 엇갈렸다. 모바일 게임사업에 중점을 둬 스마트폰 수혜주로 각광받은 컴투스(15.12), 게임빌(13.21)이 높았던 반면, CJ인터넷(8.70)과 위메이드(7.47)는 평균 아래였다.
이밖에도 온라인교육 대장주인 메가스터디의 PER가 13.73으로 평균보다 약간 높은데 비해 크레듀는 26.37로 전체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포털업체 다음의 PER는 15.35로 나타났다. 홈쇼핑주는 CJ홈쇼핑이 8.70, GS홈쇼핑이 6.67로 낮은 편이었다.
지목현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PER를 보고 투자할 때는 관련 산업의 성장성과 함께 회사가 단기적으로 실적을 낼 수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예상PER=예상 PER는 증권사들이 개별 종목에 매기는 ‘성장 잠재력 점수’로 볼 수 있다. 증권사에서 투자 의견으로 제시하는 목표 주가를 산정할 때 예상 주당 순이익에 PER를 곱해 구한다. 따라서 성장가능성이 큰 산업, 종목에 높은 PER를 주고 성장이 정체됐거나 경쟁이 극심한 종목에는 PER를 낮게 매긴다. 순수 의미에서 PER는 현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1주가 한해에 벌어들인 순이익에 비해 현재 주가 수준이 몇 배인가를 말한다. PER가 낮다는 것은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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