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 정종태 ING생명 상무

 지난 1989년 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보험사 ING생명. 그러나 한국에서는 세계적인 명성만큼 입지를 갖추지는 못했다. 더욱이 올해 초 국내 중형 보험사들에게 추월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러한 ING생명이 최근 국내 시장서 확고한 입지를 갖추기 위해 제2의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이번 도약은 IT부문에서 시작되고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기간계시스템을 사용한 지 18년이 됐습니다. 시간이 오래됐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기간계시스템을 재구축하는 ING생명의 정종태 IT본부 기획담당 상무는 현재의 기간계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변화된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18년동안 보험산업은 너무나도 급변했고 이로 인해 보험상품도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그래도 그동안 꾸준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왔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향후 상품 컨셉이 변화되게 된다면 이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따라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늦출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실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승인은 완료된 상태다.

ING생명은 현재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분석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구축할지, 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축할지를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완료되면 차세대시스템 구축 범위와 구축기간, 투입인력, 예산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가능한 리스크가 가장 적은 방식을 선택한다는 목표만 세워 놓고 있다.

ING생명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해 분석에 나선 것은 이미 오래 전 얘기다. 1∼2년 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검토하면서부터 단계적으로 분석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현 시스템과 향후 구축될 미래의 시스템에 대한 갭(gap) 분석을 시작했다. 정 상무는 “현재 진행 중인 갭 분석은 올해 중반까지 완료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 구현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아마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점점 더 깊어지는 정 상무의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ING생명의 글로벌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ING생명은 본사 차원에서 지역별로 IT표준화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국법인이 속해 있는 ING생명 아태지역의 IT기준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ING생명 태국법인이 아태지역 최초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착수했다. 이로 인해 태국법인에 적용되는 IT기술과 구축방식이 아태지역 표준이 된 것이다. 정 상무는 “본사 정책에 따라 한국법인도 태국법인에서 적용한 구축방식을 따라야 하는 상황인데 각 나라마다 상이한 감독규제나 상품 특성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태국법인에 적용한 방식이 그대로 도입된다 하더라도 상당부분은 국내 실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갭 분석 범위에도 이러한 고민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아태지역에 속해 있는 ING의 일본법인, 말레이시아법인, 싱가포르법인, 홍콩법인 등 모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정 상무는 오는 하반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본격화 되면 향후 2년 반에서 3년 정도 구축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축 범위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기간계시스템 재구축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아직은 이미징시스템이나 콜센터시스템을 재구축할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현재로서는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정 상무의 가장 큰 고민이지만,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것 외에도 또 하나 고민이 있다. 바로 IT거버넌스 체계 수립이다. 정 상무는 “IT와 관련한 자산관리, 서비스관리, 파이낸스관리 등 모든 IT거버넌스 체계를 갖출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스템화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ING생명은 IT거버넌스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 방안을 마련 중이다.

ING생명에는 독특한 조직이 있다. BR조직이라는 조직은 IT인력과 현업인력이 섞여 있는 IT본부 소속이 아닌 별도 조직이다. 이 조직은 IT프로젝트가 생기면 실질적인 프로젝트 기획이나 진행을 맡아서 수행한다. 과거 IT조직에서 수행했던 일들을 현업 인력을 포함해 별도로 분리된 조직에서 맡게 한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프로젝트를 보다 더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정 상무의 설명이다.

“IT도 분명 비즈니스와 연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세대 프로젝트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정 상무는 현업 출신이다. IT부서에 온 지 1년도 채 안된다. 정 상무는 “IT는 잘 모르지만 가능한 비즈니스와 많이 연계해 고민하려고 한다”고 얘기한다.

 

정종태 ING생명 상무는

1967년 전북 순창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옛 한국생명보험(2002년 대한생명에 인수)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ING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고객봉사부, 운영부를 거쳐 다이렉트채널부의 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09년 10월부터 IT기획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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