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전이라는 소재는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전압을 발생시키고, 전계가 가해졌을 때 기계적인 변형이 일어납니다. 또 기계적인 진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고 반대로 전기에너지를 진동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의료용 초음파 프로브(probe·초음파 신호를 주고 받는 역할을 하는 의료 장비), 마이크로폰, 스피커 등 여러 전자 제품에 응용됩니다.”
인천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아이블포토닉스는 ‘PMN-PT’라는 단결정(single crystal) 압전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 세계 압전 소재 개발의 흐름을 바꿔 놓은 업체다.
이 회사 이상구 대표는 “우리가 ‘PMN-PT’를 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일본 등은 ‘PZT-PT’ 단결정을 주로 연구했다”며 “하지만 ‘PZT-PT’는 웨이퍼 대형화에 어려움이 있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PMN 계열 압전 단결정 양산법(브리지만 성장법)을 성공적으로 시연해 보이자 비로소 미국·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PMN-PT 쪽으로 연구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일본 등은 이미 PZT-PT 단결정 연구에 10억달러 이상을 쏟아 부은 후였는데도 아이블포토닉스가 제시한 PMN-PT 쪽으로 연구 방향을 선회했다. 이는 ‘PMN-PT’ 단결정이 ‘PZT’ 세라믹의 한계를 극복해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PMN-PT’ 단결정은 물성을 향상시켜 응용소자의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는 여전히 ‘PZT’ 세라믹 물질을 거의 100% 일본과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다.
1995년 서울대에서 결정화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1997년 스탠퍼드대 신소재 공동연구소에서 소재 연구를 하던 중 ‘PMN’ 계열 단결정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의 제안을 받은 이상구 대표는 1999년 아이블포토닉스를 설립, 이듬해 ‘PMN-PT’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개가를 거뒀다. 이후 2인치(50㎜), 3인치(75㎜)에 이어 3.5인치(90㎜) 양산에 성공하는 등 웨이퍼 단위 크기에서 전 세계 압전 단결정 역사를 이끌고 있다.
‘PMN-PT’ 소자의 사용 분야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액추에이터와 의료용 프로브는 물론이고 이동전화 단말기의 줌이나 자동 초점 조절기의 액추에이터 등에 사용된다. 또 고주파 통신소자·고주파 커패시터·반도체 메모리(F램, M램)·바이오센서 등에 활용 가능하고, 광학 특성이 있어 광변조기·광스위치·광발진기·파장변환기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아이블포토닉스의 압전 단결정을 사용한 프로브를 GE, 지멘스 같은 글로벌 외국업체가 사용하고 있다. 과거 전량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했던 프리미엄급 심장용 프로브도 아이블포토닉스가 국내 처음으로 생산, 수출까지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천 소재 양산에는 지속적인 연구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완제품 시스템과 응용 등이 연계된 대기업의 참여, 정부의 원천 소재 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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