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012년까지 디지털TV의 성공적 전환을 위한 전초 작업으로 차상위계층과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급형 디지털TV 사업자로 4개사 9개 모델을 선정했다. 일부 대기업 제품의 경우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보다 4·5만원이 비싼 것으로 나타나 가격 조정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아직 상용제품 개발 전이어서 방통위가 제시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일부 기능이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통위 측은 시장 가격과 연동하기 위해 석달에 한번씩 심사를 거쳐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출발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가격 책정은 문제로 지적됐다.
사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디지털TV 보급 정책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차별없는 디지털TV 보급을 위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확산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금도 농어촌에는 브라운관TV 시청가구가 많은 현실에서 디지털TV는 소외계층을 없애겠다는 취지는 공감한다.
문제는 정부의 디지털TV 보급정책이 제조업체의 부담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 TV 수출국이라고 하나 영업이익률이 다른 IT제품에 비해 낮고 적자를 보면서까지 디지털TV 보급에 동원된다면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TV 보급에 가전업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사례도 찾기 어렵다.
디지털TV 보급은 어는 한 곳만 나서 될 일이 아니다. 정부가 앞장서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업자와 세트업체들이 상호 보완해야 성공할 수 있다. 물론 가전업체들도 캠페인 전개나 가격 할인 등 일정부분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가적 사업인 디지털TV 보급 정책이 어느 한 주체의 생색내기가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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