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성인 5명 중 4명은 ‘웹 접근성’을 인권에 포함되는 기본권리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 대상자 절반은 “인터넷 규제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BBC가 8일 전했다.
8일 BBC월드와 글로벌스캔이 유럽, 아시아, 미주 등 전세계 26개국의 성인 2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9%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든 아니든 웹 접근성은 기본권의 하나로 고려돼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87%는 “웹 접근성이 인권에 버금갈 기본 권리로 강력하게 보호돼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응답자 중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집단에서도 70% 이상이 “인터넷 접근권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웹 접근성을 기본권으로 봐야한다는 강경한 의견은 북미, 유럽 등과 같은 선진국보다 아시아, 남미 등지에서 강력하게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멕시코, 브라질, 터키 등과 같은 나라는 대부분 웹 접근성을 권리로 인지하는 수준이 유럽보다 높았다고 BBC는 밝혔다. 특히 한국, 중국 등에서 인터넷 접근권을 기본권으로 보는 경향이 각각 96%, 87%로 매우 컸다.
웹 접근성과 함께 인터넷 규제에 대해서도 각국 응답자의 입장이 갈렸다. 한국(83%)과 나이지리아(77%), 멕시코(72%) 등에서는 “인터넷은 절대 어떠한 수준의 정부규제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절반을 조금 넘는 55%의 응답자만이 인터넷 규제를 반대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12%), 터키(13%), 중국(16%)에서는 소수만이 인터넷 규제 반대에 동의했다.
BBC는 “유럽지역은 최근 인터넷 규제에 대해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며 “영국 정부가 준비중인 보안, 테러 등에서 규제를 고려하는 내용의 디지털 경제법안과 비슷한 법안을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데는 미국인들이 가장 자신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 인도, 가나 등의 인터넷 사용자들도 웹상에서 의사표현에 제약이 없다고 느끼는 등 전체 응답자의 78%가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과 지식의 자유를 줬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등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터넷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데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
하마돈 뚜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계몽사상의 가장 잠재적인 원천이며 지식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웹 접근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각국 정부가 인터넷을 도로나 폐기물 처리, 수자원 관리 등과 같은 나라의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로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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