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여대생 상당수가 전공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협회가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멘토링 사업에 참여한 이공계 여대생 대부분은 전문 직종을 찾아 취업하거나 직접 IT기업을 창업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로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선 강은희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46). 지난 1년간 수행한 사업 중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IT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멘토링 사업을 주저없이 꼽았다. 협회 회장이기에 앞서 여성 IT기업인으로서 그동안 우수한 이공계 여대생들이 IT 직종과 거리가 먼 일반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을 지근거리에서 봐 왔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대학의 지도교수와 IT기업인이 이공계 여대생과 한 팀이 돼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수행해 봄으로써 IT기업 현장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결국 이들에게 IT분야 취업이라는 결실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멘토링 사업이 IT기업인에게는 자칫 놓칠 뻔한 우수한 젊은 여성인력을 곁에서 지켜보고 채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강 회장은 그러나 “이공계 여대생들의 소극적인 대응과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성향 탓에 채용박람회에서 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던 점은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휘해 하나씩 성취해 나가려는 진취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한데, 요즘 IT분야 구직 여성들은 쉽게 일하고 대우가 좋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강 회장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협회는 보다 직접적으로 여성 IT기업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IT기업인들은 판로 개척이나 마케팅 활동에 가장 많은 애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전자거래 촉진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나 제품 설명회를 열 계획입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