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말해서 보안은 약방의 감초라고 생각해요.”
한양대학교 정보보호동아리 ‘아이스 월(ICE WALL)’에는 동아리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보안이 약방의 감초처럼 결코 빠질 수 없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아이스 월’은 전자컴퓨터통신 대학원에서 유·무선네트워크 보안을 연구하는 홍준모(26) 회장을 주축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됐다.
홍 회장은 “보안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분산서비스거부(DDoS) 대란이 일어난 게 내심 고마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후 보안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강화된 것을 폐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공계 기피 형상이 심하다고들 하는 데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또 더 들어가면 보안 업종은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보안은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데 그에 비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보안 분야 대학원에 진학한 다소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윤주환(24) 부회장은 “보안이 불필요한 분야는 세상에 없기 때문에 굳이 보안 분야를 따로 만들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보안컨설턴트로 진로를 결정한 그는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에는 사설 컴퓨터 학원에서 보안에 대해 배웠다고 한다. 그는 “학교는 이론 중심이지만 학원에서는 실습위주라는 점이 다르다. 이론과 실습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 대학교육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이스 월’ 회원들은 교내 정보통신처 소속 ‘학생보안팀’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학내 보안취약점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오세진 정보통신처 인프라관리팀 계장은 “외부 보안컨설턴트들이 학내망 보안을 점검하지만 실 사용자인 학생들 입장에서 접근하면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생 입장에서도 이론적으로 공부한 것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회원들은 새학기를 맞아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구내식당 메뉴정보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식단 뿐만 아니라 학사정보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까지 보내주는 프로그램 개발이 최종 목표다. 이병찬(23) 회원은 “이번 프로젝트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개발자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보안취약점을 감안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위협요소를 100% 완벽히 막을 수 없지만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이스 월’은 이처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학생보안팀의 역할도 하면서 바쁜 한 해를 보낼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지원하는 대학정보보호연합회(KUCIS) 회원으로 활동한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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