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News inside - BI 구축 잇따르는 제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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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기업들이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 대규모 기간계 시스템 구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구축 등을 통해 전 세계 사업 현장에서 표준화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면서 이를 경영 전략 수립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수집된 글로벌 데이터 가운데 꼭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결과를 미리 예측해 경영 전략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BI 개념이 등장한 지는 오래됐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글로벌 시스템 표준화와 통합 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더욱 정확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해 신속 정확한 의사결정과 미래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제조기업들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기간계 시스템 구축 및 확산을 추진한 제조 대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시스템 구축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자신문 CIO BIZ?가 진행한 2010 CIO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에 참여한 주요 제조 기업 CIO들이 도입하려는 신기술 1순위에도 BI가 채택됐다. 대규모 글로벌 ERP, SCM 구축 및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제조 기업들이 ERP에 모인 대량의 데이터를 경영에 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활용해 예측 기반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아모레퍼시픽 등 최근 글로벌 ERP 같은 주요 기간계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거나 시스템 구축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주요 제조 기업들을 중심으로 BI 시스템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SCM시스템 통합 이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등을 시작으로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예측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BI 시스템을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현재 다른 사업부에 확산을 시도 중이다. 전 세계 생산·판매·재고 현황과 실적 등을 확인·분석하고, 하나의 대시보드 화면에서 연속 클릭으로 모든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2008년 중반부터 다차원분석툴(OLAP) 기반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예측 시뮬레이션 기능까지 자체적으로 추가 개발해 지난해부터 데이터 기반 예측 경영 능력을 한층 높였다. 예를 들어, TV의 단가를 몇 퍼센트(%) 내렸을 때 매출이 몇 % 증가 혹은 감소하는지 예측한 후 이 예측 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해 차기 경영 계획에 반영,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단가 전략 등을 수립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BI 시스템 구축을 올해의 가장 큰 IT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LG전자도 ‘원 윈도(One Window)’ 개념을 창안해 각 의사결정 레벨에 맞게 최적화된 정보 제공에 나서고 있다. 이미 구축돼 있는 경영정보시스템(EIS)은 법인 단위로 구분돼 있고 금융 관련 정보만 집계할 수 있는 수준인데, LG전자는 이를 개선해 제품 생산 및 물동 등 각 영역의 의사결정자들이 업무에 필요한 글로벌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ERP 구축 작업을 통해 글로벌 재고 집계 수준 등 글로벌 데이터 수집력이 높아진 만큼 이를 의사결정의 데이터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김경호 LG전자 정보전략팀장은 “법인별로 일률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BI 그룹을 업무 특성에 맞게 재정의하고 각 의사결정자가 요구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깊이·데이터 표시 주기를 달리해 최적화된 하나의 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소비재·유음료 및 주류 분야 기업들도 대단위 ERP 구축 및 업그레이드 진행 후 데이터 기반 경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BI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글로벌 ERP 구축 이후 지난해까지 본사 및 해외 통합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구축과 함께 BI 시스템 구축을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제일모직 의류부문도 지난해 연말까지 이태리 사업장 글로벌 ERP 확산 작업을 마쳤다. 올해는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의사결정을 위한 대시보드를 사무실 곳곳에 설치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BI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센터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면서 ERP 시스템을 개선한 OB맥주는 올 상반기에 진행할 ERP 버전 업그레이드와 함께 BW 고도화와 BI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박종한 OB맥주 정보전략팀장은 “6월 이전에 BI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주류가 판매되는 각 영업점의 매출·영업 데이터 비교 분석을 기반으로 영업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 주류 성수기인 여름에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ERP 버전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우유도 EIS 시스템 재구축을 통한 BI 시스템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 글로벌 ERP 확산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도 EIS 구축을 통한 BI 시스템 구축을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