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고 동문 세월 뛰어 넘은 만남 ‘화제’

Photo Image
체신고등학교사 표지

‘학교는 폐교되도 인걸은 한데 모여…’

폐교된 지 46년이나 지난 체신고등학교 동문이 세월을 넘어 굳건한 만남을 이어가 화제다.

국립체신고등학교 총동창회(회장 유재우)는 지난달 25일 시내 한 호텔에서 모여 정기총회를 겸한 학교사 발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폐교된 학교의 학교사를 발간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체신고는 대한제국 당시 국가예산으로 정보통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무학당과 우무학당에서 출발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53년 4월 3년제 고등학교로 개교한 뒤 10년간 219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무학당 시절로 거슬러 가면 졸업생은 1만1200명으로 늘어난다. 전국에서 특차시험으로 선발했고 재학중 국비장학금이 지급됐다. 교과목은 공업수학, 재료공학, 공중선전파공학 등 최고 수준의 교육이 이뤄졌다.

1964년 2월 9회 졸업생을 끝으로 폐교됐지만 그 졸업생은 지난 46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 정보통신 부문에서 큰 활약을 했다. 졸업생 대부분은 정보통신부(구 체신부)나 한국통신 등에 진출해 우편과 통신분야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장관도 여러 명 배출하는 등 정보통신 강국의 밑거름이 됐다. 외교통신망, 한국전력, 항공, 선박, 통신건설업, 통신제조업 등 통신산업 전분야에 졸업생의 80%가 종사했다.

조규철 전 외국어대 총장, 고영구 전 국가정보원장, 유지담 전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 박성득 전 정보통신부 차관(전 전자신문 사장) 등이 체신고 동문이다. 국회의원도 5명이나 배출했다.

이들은 국가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한 것만큼 모교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번에 발간된 ‘국립체신고등학교사’도 3년의 사료 발굴을 통해 이뤄졌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고 망국의 한을 읊었던 고려 삼은(三隱) 길재가 부러워할 체신고 졸업생의 모교 사랑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