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수행 과정에 자주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무인 항공기를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거나 개발에 나서고 있어 미국에겐 군사적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군사외교 전문가인 피터 싱어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에서 “미국과는 적대 관계에 있는 국가나 무장단체의 손에까지 첨단 무인기가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이 잡지에 따르면 싱어는 현재 벨라루스와 그루지야를 비롯해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등 최소 40개국 이상이 무인기를 개발 또는 도입하거나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세계 각국의 에어쇼에 첨단 무인기가 속속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개월동안 이란은 무기를 장착한 정찰 무인기 생산에 들어갔고 중국은 미국의 ‘프레데터’, ‘글로벌 호크’에 대적할 수 있는 무인기를 일선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어는 올해 세계적으로 무인기 생산이나 도입 등에 투자될 전체 자금 중 3분의 2 가량이 미국이 아닌 여타 국가에 의해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국토안보부는 첨단 무인기가 테러리스트나 무장단체 등의 손에 들어가 운용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매우 오만한 자세라고 싱어는 꼬집었다. 지난 2005년 레바논의 무장 정파가 ‘초보적인 수준의’ 무인 정찰기를 보내 이스라엘 마을을 비행한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비록 카메라 장비 정도를 갖춘 무인기이지만 테러단체들도 무인기 공격을 감행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예상해 왔다. 싱어는 “미국의 민간 항공기로 미국에 테러를 감행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듯이 미국은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살 폭탄테러 대신에 로봇을 이용한 폭탄테러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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