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확인시스템(GPS) 등 위성항법 기술이 전파교란 공격, 태양 활동 주기 등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BBC에 따르면 최근 영국 테딩톤에서 열린 국립물리연구소 회의에서 위성항법 장치가 공격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래스트 왕립내비게이션협회 전 회장은 “위성항법 기술은 운송, 물류, 제조, 긴급 서비스, 채굴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된다”면서 “동시에 해커들은 보다 정교한 수단으로 위성항법 수신기를 공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GPS의 아킬레스건은 수신기기에 닿는 신호가 극단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지면에서 2만5000㎞ 이상 멀리 떠있는 개별 위성은 자동차 헤드라이트보다도 적은 에너지를 낸다. 이에 따라 지구로 오는 도중에 쉽게 소멸된다. 여기에 의도치 않게 사설 TV방송국이나 다른 목적을 띤 전파가 끼어들 경우 그 신호는 왜곡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군에서는 오랫동안 GPS 신호 방해를 통해 적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작동 못하게 해왔다.
특히 최근 저전력에 휴대가 가능한 장비로 수십킬로미터 밖의 위성항법 장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서 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또 가짜 위성항법 신호를 보내 위치를 잘못 인지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런 공격이 국가 기반시설에 가해질 경우 큰 위협이다. 여기에 11년 주기로 일어나는 태양 활동에 정점이 다가오면서 위성항법 장치에 예측하기 어려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래스트 전 회장은 “현재의 GPS는 첫 번째 바이러스가 등장하기 전의 PC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잠재된 위험이 크다”며 “지금까지 완벽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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