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꽃’ 이흥렬씨, 학사모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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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 꽃’을 아십니까.

지난 21일 열린 영진사이버대학(총장 장영철) 졸업식에는 지난 1991년 ‘앉은뱅이 꽃’이라는 시집을 출간해 장애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흥렬씨(56·한국민들레장애인문인협회장)가 사회복지계열 전문학사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앉은뱅이 꽃’은 지난 1998년 그의 일대기를 그린 동명의 영화(김영한 감독, 홍경인 출연)로도 제작돼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뇌병변 1급 중증장애로 인해 발가락으로 시를 쓸 수밖에 없어 ‘발가락 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이씨는 이날 졸업식에서 영진사이버대학으로부터 학교를 빛낸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을 받았다.

그의 사이버대학 수료는 쉽지않았다. 발로 쓰는 글씨가 느려 강의 필기를 포기한 반면 사이버수업의 이점을 살려 철저한 예습과 복습으로 학기말에는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이흥렬씨는 “사이버대학에 입학할 당시 잠을 설칠 정도로 기뻤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졸업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작품활동은 물론, 중증장애인들을 돌보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문인협회를 통한 장애인 문인 발굴, 문학상 공모, 시화전 및 낭송의 밤, 책보내기 운동 등 장애인에게 문학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씨는 지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오라기회와 오솔길 사랑회란 봉사단을 창단해 활동해 왔으며, 이번 졸업과 함께 받은 2급 사회복지사 자격증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곳을 찾아 다양한 봉사를 펼칠 예정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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