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기도를 하자, 홍해는 바로 이∼렇게 갈라졌습니다.”
한창 설교하던 목사 주변에 실제처럼 출렁거리는 바닷물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교회 안은 어느새 검푸른 바다로 변하고 목사가 두 손을 치켜드는 순간 바닷물은 양쪽으로 좌악 갈라진다. 할렐루야∼. 모세의 기적이 한국의 대형 교회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순간이다.
홀로그램 전문업체 디스트릭트(대표 최은석)는 지난주 모 대형교회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한 설교 콘텐츠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설교 내용에 따라 환상적인 홀로그램의 비주얼 효과가 더해지면 훨씬 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회 천정에서 천사가 날아다니거나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 교회 강단에 홀로그램 투사설비를 갖추고 전용 콘텐츠까지 제작하려면 최소 10억원대 비용이 들지만 해당 교회 관계자들은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개신교계는 유명 목사의 설교를 전국 교회의 대형스크린으로 생중계해서 합동예배를 보는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육계도 홀로그램 기술의 도입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의 모 영어학원은 유명강사의 강의내용을 부산지사에서 입체화면으로 똑같이 재현하는 홀로그램 영어클래스 창설안을 디스트릭트 측에 문의했다. 학원 측은 기존 대형 스크린에 비치는 원격강의보다 홀로그램 수업이 학생들의 집중도 향상에 월등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학원창립자의 명강의를 홀로그램으로 남기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밖에 뮤지컬 상시공연을 위한 홀로그램 전용극장을 세우거나 복잡한 원전구조물의 건축도면을 홀로그램 이미지로 만들어 달라는 등 다양한 사업제안이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이러한 홀로그램 신드롬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광화문아트홀에서 열린 ‘디지로그 사물놀이’ 공연에 대한 뜨거운 관객반응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사물놀이 공연에 맞춰 무대 위를 꽉 채운 홀로그램 입체영상에 시각적 충격을 느낀 관객 일부가 새로운 영상기술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앞다퉈 뛰어드는 형국이다.
최은석 디스트릭트 사장은 “홀로그램 사물놀이 공연의 흥행여파로 교육, 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제안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는 한국에서 홀로그램 콘텐츠 시장이 꽃을 피우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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