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페어링이 비정상적으로 분리된 것에 대한 단일 원인이 끝내 규명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발표된 기계적 또는 전기적 결함 등 두 가지 추정 원인을 도출하는 데서 그쳤다. 본지 1월 1일자 2면 참조
또 정부가 당초 5월로 목표했던 나로호 2차 발사는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8일 ‘나로호발사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위원장 이인)’는 지난 5개월 간 한쪽 페어링 비정상 분리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페어링 분리 과정에서 전기배선 장치의 방전 발생으로 인한 분리화약 미폭발 또는 페어링 분리기구 내부의 기계적 결함 등 2가지로 추정 원인을 최종 결론지었다고 발표했다.
조사위는 문제가 된 한쪽 페어링(Near 페어링) 비정상 분리 상황을 정밀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 첫 번째 이륙 후 216초에 페어링 분리 명령 발생 이후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로부터 페어링 분리장치로 고전압 전류가 공급될 때 전기배선 장치에 방전이 발생, 분리화약이 폭발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두번 째로는 216초에 분리화약은 폭발하였으나 분리화약 폭발이후 페어링 분리기구가 불완전하게 작동해 분리기구 내부에 기계적 끼임 현상 등이 발생함으로써 Near 페어링이 216초에 분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후 540.8초에 Near 페어링이 최종적으로 분리된 것은 위성과 나로호 상단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조사위는 이러한 추정원인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전기배선 장치의 방전 방지를 위해 1차 발사 때 사용했던 제품보다 방전 방지효과가 더 큰 제품을 사용하고 케이블 연결부위를 몰딩 처리할 것 △페어링분리구동장치에서 문제 발생시 나머지 한쪽 장치에 의해 화약이 기폭될 수 있도록 보완 △페어링 분리기구의 분리성능 향상을 위해 전단핀 전단 시스템의 절단 성능 향상 등을 제시했다.
이인 조사위원장은 “나로호 상단의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증 자료인 원격 측정 정보로는 모든 페어링 분리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으며 지상 시험의 결과는 확률적으로 나타나므로 한 가지 원인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발사 준비와 관련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1단을 러시아에서 조립 완료한 뒤 3월말 또는 4월초 우리나라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차 발사 경험에 비춰볼 때 나로호 1단 인수 또는 발사 준비에 최소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1단 인수 시점을 고려할 때 당초 제시했던 5월 발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조사위는 지난 5개월간 총 13차에 걸친 공식회의를 개최하고 조사위 산하 ‘페어링 전문 조사 TF팀’은 지금까지 총 25회의 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조사 과정에서 나로호 원격측정정보 등 총 5200여건의 관련 문서를 검토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총 30회의 시스템에 대한 지상시험과 380회의 단위부품에 대한 성능시험을 실시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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