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최종] TEL 히가시 회장 450mm팹 2015년에나 상용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인 도쿄일렉트론(TEL)이 450㎜ 팹 기술보다 20nm와 같은 미세공정 기술에 우선 집중키로 했다.

　히가시 데쓰로 TEL 회장은 “TEL은 450㎜ 팹보다는 우선 20nm 이하의 미세공정 장비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450㎜ 팹은 오는 2015년경에야 상용팹이 등장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히가시 회장이 국내 언론에 나온 것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가 처음이다.

　450㎜ 웨이퍼 팹 기술은 기존 300㎜ 팹에 비해 웨이퍼당 생산 칩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어 반도체산업을 뒤흔들 기술 변화로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전자와 인텔·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술 선도업체들은 오는 2012년을 목표로 450㎜ 웨이퍼로 규격 전환하는 데 협력키로 했다.

　히가시 회장의 이번 발언은 450㎜ 팹을 둘러싸고 소자업체와 장비업체 간의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TEL은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450㎜ 관련 장비보다 20nm 공정 장비 개발에 우선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판단, 이에 따라 당분간은 20nm 공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TEL은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클라우드컴퓨팅 기술과 아이폰 등을 비롯한 모바일 단말기 등의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분야의 변화가 반도체 수요를 크게 촉진할 것”이며 관련 장비 시장도 전년 대비 40∼5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히가시 회장은 반도체·LCD 분야 중국기업의 부상에 대해 “반도체 분야는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중국기업이 한국과 일본기업을 따라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 그러나 LCD 분야는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적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터뷰

　TEL은 지난 1963년 무역회사로 출발, 지난 1980년대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전환했다. 2008년 매출액(2007년 4월∼2008년 3월)은 9000억엔(10조원)에 이르렀으나 2010년(2009년 4월∼2010년 3월)에는 시장 악화로 인해 절반 이상 줄어든 4100억엔(5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기준 코터·디벨로퍼, 열처리시스템, 금속 화학증착장비(CVD)시스템 분야 세계 1위이며 드라이에처, 세정장비, 웨이퍼프로버 분야에서는 2위 업체다. 최근에는 LCD 장비와 태양광 장비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도쿄에 본사가 있으며, 전 세계에 1만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히가시 회장은 1996년 46세에 회장이자 CEO로 부임했다. TEL 직원에게 도전의식과 글로벌 마인드를 불어넣으며 이끌고 있다. 지난주 ‘세미콘코리아 2010’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어떤 회사인가.

　▲TEL에는 무역회사와 기술회사 DNA가 함께 융합돼 있다. 기술로 출발한 기업들은 자신의 기술에 자부심이 지나쳐 결국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데 우리는 무역가 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세계 기술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항상 주목하고 있다.

　-올해 전망은.

　▲TEL도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올해는 시장 성장률보다 더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LCD기업의 강점은.

　▲한국의 CEO들은 의사결정 속도와 명확함에서 앞서 있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종업원에 동기를 부여하여 목표를 공유하는 매니지먼트 능력에서 일본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장비기업은) 고객만족 추구, 빠른 기술 습득을 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다. (그러나) 향후 글로벌사업을 확대하면서 지금과 같이 지식재산(IP)을 존중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한국에서의 전략은.

　▲TEL코리아 외에도 한국 고객 지원을 위해 별도 기술지원 조직인 TEL코리아 솔루션즈를 지난 2006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직원 80명이 모두 한국인이지만 일본 기술자도 배치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고객별 지원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