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진화의 환승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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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직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62)은 이명박 대통령 서울 시장 재임시절, ‘IT 브레인’으로 불렸다. 지난 2004년 서울시 교통정책 보좌관으로 활약하며, ‘T머니’로 대변되는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혁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IT를 전통산업에 융합시켜본 사람이다. 최근에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줬다. 덕분에 서울 지하철 5,6,7,8호선에 근무하는 전직원은 스마트폰으로 통화하고, 실시간으로 업무를 본다.

 그가 다시 IT를 이용한 대중교통의 진화를 선언했다. 지하철에서 e북을 빌려보고, LCD로 생방송 TV를 볼 수 있는 사상 초유의 ‘스마트 서브웨이(Smart Subway)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지하철 e북 대여사업과 LCD 모니터 도입을 통해 시민들이 IT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음 사장은 “1∼4호선에 비해 늦게 만들어진 5∼8호선은 중간에 갈아타는 승객보다 집까지 타고 가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승객들의 충성도가 높다”며 “집에서 지하철로, 지하철로 집에서 이어지는 시간에 IT를 활용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지 고민 끝에 e북 등 최신 IT기기와 지하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최근 공공기관 최초로 유비쿼터스 업무 환경을 구축,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공사 직원 6500명에게 100% 지급하면서 지하철 유지보수 및 관리업무를 개혁했다. 이를 위해 2년간 전 직원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300개를 개발했다. 직원들의 스마트폰에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들어간 ‘모바일 오피스’ 그 자체다. 직원들은 스크린 도어·터널 등 지하철 시설물에 결함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전송한다. 지하철 전구간에 설치된 와이브로를 이용해 통제센터와 대화를 나누며, 항목별로 현장을 점검한다. 와이브로 때문에 전화 사용료도 크게 줄었다.

 “2년 전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는 적자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어느 통신사업자도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석채 KT회장을 직접 만나 이미 지하철에 구축된 와이브로 인프라를 활용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이석채 회장의 결단이 성공 비결입니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 이용 우수 성공사례로 KT에서 강연을 했다.

 서울시 교통정책 보좌관 시절인 2004년 7월 1일 버스 중앙 차선제과 T머니 및 환승체계를 전격 도입했다. 초기 버스 요금 단말기 오작동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을 때도 그는 IT에 대한 믿음으로 시민을 설득했다.

 “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환승이 무료라는 것과 모인 버스 요금을 IT를 활용해 전자적으로 공동 분배한 데 있습니다. 버스 운행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버스 요금을 나눠갖기 때문에 운전사들이 서로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인 2004년 12월과 2003년 12월을 비교한 결과 구간속도는 31.74% 향상됐고 수송 승객수는 26.8% 증가했다. 통행비용은 2251억원이 절감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6% 줄었다. 전통산업과 IT융합은 대성공이었다.

 신문기자 출신이기도 한 그는 “세상에는 수많은 팩트(fact)가 흩어져 있다. 이 팩트를 아이디어로 활용하면, 현실을 재창조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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