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볼 때 세상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기술이 발명되거나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 반드시 투기적 거품이 동시에 오곤 했다. 미지의 신세계에 대한 희망을 주는 신산업들은 시장 진입 초기에 강한 기대만큼 투기가 강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어디서부터가 실제인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강력한 버블붕괴가 뒤따라 오는 패턴을 갖기 때문이다.
이런 패턴의 실례들은 너무나 많았다. 1840년대 초 사무엘 모스가 미국 의회에서 정보를 먼 곳으로 보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시연한 후 미국 전역은 광분했고, 투자자들은 벌떼처럼 이 신기술에 배팅을 했다. 결국 1849년에 전신 선로는 공급 과잉에 이르렀고 거품은 순식간에 터져 버렸다. 남북전쟁 이후 1880년대는 철도 건설의 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지어진 철도선로는 무려 7만1000마일에 달했고 결국 1894년 4분의 1이 도산했다.
1920년대는 미국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획기적인 개념이 만들어졌고, 투자자들은 대박의 환상에 취하게 됐다. 그러나 1929년 10월 금융투자 버블은 붕괴됐다. 1990년대는 IT버블의 시대였다. 주식시장에서는 닷컴들의 주가가 수 십 배로 올랐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S&P주가는 40% 폭락했고 실물경제는 3∼4년간 침체했다. 그 후에 또 다시 우리는 2008년 금융산업 신기술인 파생상품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폭탄을 맞았다.
얄궂게도 역사는 반복된다. 필자가 보기에 앞으로 20년 동안에 이런 결과를 반복적으로 초래할만한 신기술이 최소 3∼5개 이상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벌써 에너지와 관련된 혁신적 기술들은 새로운 산업의 투자들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부수적으로 곡물투자의 환상을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은 향후 자산시장의 충격과 금융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것이다.
에너지 다음은 로봇이다. 로봇산업의 경우 20세기 초 철도나 자동차 산업의 혁신과 비교될 정도의 막강한 이슈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IT버블 이상의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된다. 그 이후로도 IT분야 제2의 버블로 불릴만한 가상현실과 유비쿼터스 기술의 혁신적 진보와 투자열풍도 조심해야 한다. 또 우리에게 줄기세포 기술로 널리 알려진 바이오기술(BT) 분야와 양자역학과 더불어 나노기술(NT)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의 진보, 새로운 영토인 우주산업과 이에 따른 금융거품들을 차례로 조심해야 한다.
물론 글로벌 투기세력들은 이런 경련적 진폭현상들과 금융혼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금융시스템과 경제시스템 등이 취약한 국가나 개인들은 더욱 더 크고 실제적인 위협에 노출되며, 수십조의 외화가 일거에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현상들이 반복되면서 시시각각 생존을 위협받는 불쌍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답은 하나다. 지금이라도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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