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입자의 녹는점을 원자크기에서 실시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나노입자를 응용하는 인쇄전자 분야와 바이오산업 등의 제품 신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 www.kims.re.kr)는 재료연 기능재료연구본부 이정구 박사팀이 최근 세계 처음으로 나노 입자의 녹는 현상을 원자 스케일에서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박사팀은 일본 오사카대의 모리 히로타로(Hirotaro Mori)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곧바로 증착에 의한 결정성장이 가능하도록 현미경을 개조하고, 여기에 고온고분해 능력 관찰법을 융합한 새로운 관찰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수 나노 크기의 입자가 녹는 과정을 원자크기에서 확인했다.
이정구 박사에 따르면 고체의 크기를 수 나노미터(nm)까지 축소시키면 큰 고체(벌크물질)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이한 물리·화학적 성질이 나타난다. 이 중에서 고체의 녹는점이 크기 감소와 함께 저하되는 ‘융점 강하’ 현상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자회절, 열분석, 전계 방사 전류 계측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이를 관측할 수 있었고 수 나노 크기 입자의 정확한 녹는점 측정이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테크놀로지에 응용되는 입자의 크기가 수백 나노에서 수 나노 크기로 작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노입자의 사용상의 안전성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에따라 관련 소재 및 부품의 신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잡지 ‘나노테크놀로지(Nanotechnology)’ 2009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이정구 박사는 “전자현미경은 국내에서 고가이고, 다루기도 힘들어 ‘분석 장비’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기존 과학기술분야의 지식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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