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 강주리씨(36). 분기에 한 번씩 모이는 초등학교 동창회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근처 대형 할인점에서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모바일쿠폰을 보고 할인점을 찾았다. 주방세제를 1000원가량 싸게 구입한 김씨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식기세척기 앞으로 다가선다. 제품을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비추자 다른 브랜드와의 가격 비교, 구매 후기, 할인 내용 등이 화면에 상세히 표시된다.
식기세척기를 들고 정산 코너에 다가가자 스마트폰에 내장된 3개의 신용카드 가운데 해당 제품 관련 포인트 적립과 할인율이 가장 높은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스마트폰에 길을 물으니 택시가 가장 빠르다고 알려준다. 택시를 타고 이동 중에 곧 생신을 맞는 친정어머니에게 스마트폰 뱅킹 애플리케이션으로 20만원을 송금한다.
요즘 지하철이나 커피숍 같은 데 가보면 다들 손에 하나씩 잡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휴대폰이다. 예전에 휴대폰이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다. 요즘 이 휴대폰이 굉장히 똑똑해지고 있다. 일명 스마트폰이다. 음성통화는 물론이고 MP3 플레이어, 카메라, 무선인터넷까지 다재다능하다. 혹자는 이 스마트폰이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진화보다도 더 큰 변화를 우리 생활에 몰고 올 것이라고 한다.
이런 스마트폰이 올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화두를 던졌다. 스마트한 모빌리티(Mobility)다. 단순히 기술적 측면을 넘어 경제·사회·문화적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급기야 생활과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에서 이제는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에는 모바일 비즈니스로 지속가능 경영을 제시하고 개인에게는 모바일 소비를 제안하고 있다.
바야흐로 ‘손안의 PC’는 기업의 업무환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직장과 사무실의 개념이 사라졌다. 외부에서 회사 인트라넷에 연결해 e메일을 주고받거나 전자결재 등을 처리한다. 임직원 간의 의사소통이 빨라지면서 업무효율화는 물론이고 비용절감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움직이는 손안의 사무실이 실현된 셈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며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 나선 기업은 코오롱그룹을 비롯한 삼성증권, 삼성SDS, 한진해운,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에 이른다.
앞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직장생활에서 뒤처질 것 같은 위기감마저 든다.
개인들의 삶도 변화의 잰걸음이다. 스마트폰은 시·공간 제약에서 벗어나 메신저, 웹서핑, 모바일쇼핑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모바일 소비의 큰 흐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대판 부적’으로 불리는 아이폰이 강남 아줌마들의 엣지 있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급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는 이러한 모바일 소비가 본격적으로 구현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후방산업도 확대 움직임이다. 400만대가량의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이통사의 다양한 결합상품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M(Mobile)세대의 등장도 눈여겨볼 일이다. 인터넷의 이동성은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그 중심에 스마트폰이 자리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접속의 이동성이 강화되면 N세대(디지털 네이티브)에 이어 M세대가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들은 ‘IT고수’다. 언제 어디서든 e메일을 확인하고 검색을 하며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 개인 방송은 필수가 됐고 다이어리는 가방 속에서 꺼내 놓은 지 오래다.
‘개방’과 ‘연결’이라는 접점에 접속해 있는 M세대. 이들의 접속은 새로운 인터넷 시대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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