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벤처캐피털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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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태펀드의 힘!’

 지난해 한·미 벤처캐피털 시장에 희비가 교차했다. 우리나라는 정부 모태펀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전년대비 30%가량 큰 폭 늘어난 반면 미국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31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톰슨로이터와 미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를 인용한 미국 벤처캐피털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152억2000만달러로 전년도인 2008년의 285억7200만달러에 비해 46.7% 대폭 줄었다.

 미국에서 벤처펀드 결성이 한창이었던 2006년(319억달러)과 2007년(361억달러) 각각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치는 절반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조4163억원이 결성돼 2008년 1조918억원에 비해 29.7% 큰 폭 늘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결성된 것이며 미국은 벤처 버블이 거치고 있던 시기인 2003년(106억달러) 이후 최저치다.

 미국 벤처펀드 결성이 급감한 데에는 2008년 하반기 불어닥친 금융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금융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금융자본이 대거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결과란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꾸준히 들어오던 에인절투자자를 포함한 민간 자금이 급감하자, 결성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민간자금은 우리나라도 유사하지만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모태펀드를 통해 대대적으로 지원에 나선 결과, 펀드 결성이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펀드 결성 규모 가운데 모태펀드 비중은 84.6%로 상승했다. 2006·2007년 50%대와 2008년 66.7%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도용환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이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민간의 투자 관심은 낮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신규 벤처투자실적은 176억8000만달러로 2008년의 279억9200만달러에 비해 36.8% 줄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이 37.0%로 가장 많았으며 생명공학(34.8%) 제조(18.2%) 등의 순이다. 정보통신은 전년도 41.0%에서 소폭 줄었으며 생명공학은 28.4%에서 34.8%로 크게 늘었다. 업력별로는 초기기업(3년 이내, 이하 설립기준) 비중이 35.5%로 가장 많고, 후기(8년 이상)와 중기(3∼7년)가 각각 33.5%와 31.0%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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